▲유대인 제이 크로니쉬(JayKronish) 목사는 ‘KUMI ORI ISRAEL(구미오리 이스라엘)’을 갈릴리 지역에 세워 목회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유대인은 축복을 받지 못했지만 우리가 배우는 성경은 대부분 유대인에 의해 기록되었다. 그래서 영적으로 빚진 마음으로 더욱 유대인 전도에 힘쓴다. 유대인을 구원하기 위해선 한국 크리스천들의 기도가 절실하다. 그들이 예수를 메시야를 받아들이는 길은 오직 기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유대교 출신인 제이 크로니쉬(JayKronish) 목사는 이스라엘에 있는 유대인들을 구원하기 위해 남은 생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유대인으로서 자신과 같이 거듭나는 체험을 하지 못한 이들에 대해, 말씀을 알수록 느껴지는 안타까움과 영적으로 빚진 마음 때문이다.


크로니쉬 목사는 본래 미국 태생의 유대인이자 잘 나가는 사업가였다. 그는 정통 유대인 가문에서 나고 자라 유대의 역사와 문화에 익숙했기에,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러던 그가 1976년도 미국에서 사업차 만난 한국인 아내와 결혼했다. 장모는 신실한 권사였고, 아내도 그 영향을 받아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사람이었다. 처음에 제이 크로니쉬 목사는 아내와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며 지내길 약속했다. 하지만 아내와 장모의 숱한 눈물의 기도는 그를 변화시켰고, 결국 그 역시 교회에 다니게 됐다.


그는 교회에서 이내 큰 은혜를 받았고 변화되었다. 그때의 심경에 대해 그는 “은혜가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몰려왔다.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말씀을 받아들이도록, 하나님께서 인도하셨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아내와 동시에 신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그리고 5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스라엘 갈릴리로 건너가 ‘KUMI ORI ISRAEL(구미오리 이스라엘)’이라는 기도원을 세워 부부가 함께 목회하고 있다. ‘KUMI’는 ‘달리다쿰’의 여성형이고, ‘ORI’는 ‘빛을 발하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들 부부는 그곳에서 예배와 성경공부, 기도와 친교 등 교회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영어교육을 선호하는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모세오경 등의 구약성경을 영어로 교육하고 있고, 한의사를 초청해 의학선교도 하고 있다. 제이 크로니쉬 목사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했던 지상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선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만 지냈던 그가 메시아닉 쥬(Messianic Jew; 예수를 영접한 유대인)의 비율이 0.002%에 불과한 이스라엘로 가 목회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는 내 선택과 의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택이었다. 바울이 이방인을 보는 마음을 이해한다. 99%의 유대인은 이런 체험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스라엘은 십자가를 세우는 것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200년 전 영국이 지배할 당시 세웠던 교회만 있을 뿐이다. 십자가는 죄인의 형틀이라고 하며 교회에 나가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 또 안식일에는 예배를 드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크로니쉬 목사 등이 그간 겪은 고초는 말로 다할 수 없을 지경이다. 안식일에 예배를 드릴 때면 누군가 기도원 담벼락에 입에 담지 못할 영어 욕을 잔뜩 낙서해 놓는가 하면, 집에 혼자 있을 때 ‘퍽’ 소리가 나서 가 보니 작은 화약이 터져 있던 적도 있었다. 또 아내가 한국인인 것을 안 한 동네 할머니는 “이방인 여자를 왜 데려왔느냐”고 구박을 하는가 하면, 노방전도하면서 마주친 유대인 무리에게 “넌 유대인이 아니야!”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유대인을 종종 만나면서 주님이 보호하고 계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스라엘 거주 메시아닉 쥬는 주로 공동체를 이루지 않고, 개인 혹은 2~3명 단위의 그룹으로 신앙생활을 한다.


제이 크로니쉬 목사는 유대인들이 기독교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 배경에 대해 “2000년 전 하나님은 약속된 백성에게 영광을 주기 위해 유대인의 혈통으로 예수님이 나셨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알아보지 못했고, 당시 이스라엘 제사장들의 제도와 권력은 막강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권위를 예수에게 빼앗길까봐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또 “여전히 유대교인은 하나님 한 분만 유일신으로 인정하고, 예수님을 이단으로 규정해 삼위일체는 부인한다. 또한 히틀러의 유대인 대학살로 역사적 상처가 깊다. 물론 히틀러는 예수의 이름으로 학살한 자행했던 것이 아님에도 그가 가톨릭 집안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이것들이 오늘날 그리스도교인들과 부딪치는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부르신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서 그분의 일을 펼치심을 느낀다며 “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하나님의 부름을 입은 자리에 있는가 하면, 먼저 된 자가 아님에도 하나님이 허락하시면 사람을 통해 그 역사에 동참하도록 은혜를 주신다”고 고백했다.


앞으로의 푯대에 대해 묻자 제이 크로니쉬 목사는 “이스라엘을 구원하길 소망한다. 바울은 유대인 전도가 힘들어 이방으로 건너가 전도했지만 항상 유대 땅을 중간에 들러 가는 곳마다 제자들에게 유대인을 위한 기도 부탁을 하고 다시 이방으로 건너가기를 반복했다. 나도 그러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