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타계한 애플 공동창업주 스티브 잡스는 사업적인 면에서만큼이나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비밀주의 전략을 고수했다.
잡스는 지난 1976년 애플컴퓨터를 공동창업한 이후 많은 이의 관심대상이었지만 그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해 6월 퓨리서치가 실시한 조사에서 잡스를 애플의 최고경영자(CEO)로 정확히 알고 있는 미국인은 41%에 불과했다. 같은 해 CBS 조사에서도 잡스에 대해 자신의 판단을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알고 있지 않다는 대답이 69%나 됐다. 잡스는 그만큼 사생활에 대한 비밀유지에도 뛰어났던 셈이다.
잡스에 대해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생활은 대부분 1991년 요세미티국립공원에서 결혼식을 올린 부인 로렌느 파월과 슬하의 세 자녀 리드 폴, 에린 시에나, 이브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의 지인들은 잡스가 파월과 결혼하기 전에 이미 많은 여성과 교제했다고 회고한다. 대학 시절 잡스는 미국의 유명 포크가수인 조앤 바에즈와 사귀기도 했다. 그의 친구이자 급우였던 엘리자베스 홈스에 따르면 잡스는 바에즈와 사귀기 위해 진지하게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잡스는 또한 여배우 다이안 키튼, 작가인 리자 번바흐와 교제했으며 유명인들에게 컴퓨터를 직접 건네주기도 했다.
잡스는 1978년 고등학교 시절 여자친구였던 크리스 앤 브레넌과의 사이에서 딸인 리자 브레넌 잡스를 얻었다. 잡스는 그러나 상당기간 리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법원에서 생식력이 없기 때문에 자식을 가질 수 없다고 증언하기까지 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이 때문에 브레넌은 리자 양육을 위해 한동안 사회복지제도에 의지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딸로 인정하기는 했지만 리자에 대한 잡스의 이런 태도는 그도 입양아였으며 생부에 대해 극도로 말하기를 꺼렸던 것에 비춰볼 때 아이러니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잡스의 생부인 압둘라파타 존 잔달리는 시리아계 이민자로 잡스는 2005년 스탠퍼드대학 졸업식 축사 때 출생의 비밀을 대중에 공개했지만 생부와 한 번도 연락을 취하거나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노 네바다주립대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하다 사업가로 변신해 요식, 관광, 카지노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잔달리는 지난 8월 언론 인터뷰에서 "입양 보낸 것은 실수였다"면서 "만나서 커피라도 한잔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지만 끝내 만남을 갖지 못했다.
잡스는 잔달리의 딸이자 저명한 작가인 모나와는 말년에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그녀로부터 생부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지만 생부와의 만남은 끝내 거부했다고 abc뉴스는 6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