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의 차기 대통령선거 일정이 지역간 신경전으로 대폭 앞당겨지게 됐다.
플로리다주가 30일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프라이머리) 날짜를 내년 1월 31일로 확정한데 이어 다른 주들이 이보다 앞서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어 전반적인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것.
플로리다주 특별위원회는 이날 실시한 표결에서 찬성 7표, 반대 2표로 예비경선일을 내년 1월 31일로 확정하는 안건을 가결 처리했다.
주 당국자는 이에 대해 "차기 대선 국면에서 선점 효과와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라면서 "이로써 예비경선은 물론 전체 대선 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결정은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한 다른 주의 경우 대선이 있는 해의 3월 6일 이전에는 예비경선을 금지하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RNC는 이 규정을 위반한 주에 대해서는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대의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제재를 가할 수 있으나 플로리다주는 이를 감수하면서 조기 예비경선을 선택했다.
특히 아이오와 등 4개 주들이 플로리다주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이보다 더 빨리 예비경선을 개최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상황은 더 복잡하게 됐다.
공화당으로서는 1월초부터 지역별 예비경선이 시작될 경우에 대비해 준비작업을 서둘러야 하고, 이는 향후 의회 의사일정 등 전반적인 정치상황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 대선주자들도 조기 경선에 따른 각자의 유ㆍ불리를 따지며 주판알을 튕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를 제치고 다시 지지율 1위로 올라선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일찌감치 대선캠페인을 시작해 전국적인 조직과 자금력을 갖춘 덕분에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아직 공식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등은 선택의 시간이 줄어든 것은 물론 출마를 결정했을 때 조직과 자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플로리다주는 지난 2008년에도 예비경선을 1월 29일로 앞당겼으며, 당시 승리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공화당 대선주자로 최종 확정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