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최대의 한인 사회가 자리잡은 로스앤젤레스에서 한미 양국 우호의 상징물로 유명한 우정의 종이 11개월 동안의 침묵 끝에 다시 우렁차게 울렸다.


29일 로스앤젤레스 샌피드로 해변 우정의 종각 공원에서 신연성 로스앤젤레스 한국총영사, 김재원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장, 그리고 로스앤젤레스 시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타종식이 열렸다.


우정의 종은 지난해 11월 초 종걸이가 부식돼 떨어질 위험이 크다는 진단에 따라 침목으로 받쳐 놓는 응급조치를 취하면서 타종이 중단됐다.


관리와 유지·보수를 책임져야 할 로스앤젤레스 시 공원국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우정의 종을 방치했고 보다 못한 한국 총영사관과 한국 문화원이 한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우정의 종을 그대로 내버려두면 한국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는 건의에 따라 정부는 관광기금에서 5만5천 달러를 지원해 보수를 마치도록 했다.


1976년 한국 정부가 미국 독립 200주년을 기념해 설치해 기증한 우정의 종은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잦았던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명소이다. 하지만 기부채납을 받은 로스앤젤레스 시 당국이 최근 관리를 게을리한 탓에 보존 상태가 악화됐다.


김재원 문화원장은 "그동안 로스앤젤레스 시 당국에 끊임없이 보수와 적절한 관리 대책 마련을 촉구했고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시장에게 편지도 보내고 직접 만나서 보수를 촉구했지만 예산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면서 "이번 보수는 긴급조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신연성 총영사는 "우정의 종은 한국 국민이 미국 국민에게 준 우정의 선물"이라면서 "다시 종소리를 울리게 된 우정의 종이 양국 국민에게 가지는 의미를 되새기고 잘 보존하자"고 로스앤젤레스 시 당국의 성의있는 관리를 촉구했다.


우정의 종각 보존위원회는 오는 10월3일 개천절에도 타종식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