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영화 '도가니'의 소재가 된 광주 인화학교 원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한 다양한 의혹에 대해 경찰이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광주 인화학교에 남아있는 장애인에 대한 인권과 안전 확보 차원에서 경찰청 본청과 광주지방경찰청이 함께 특별수사팀을 편성, 의혹 내용 전반을 점검하기 시작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5명과 광주지방청 소속 성폭력 전문수사관 10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은 ▲ 가해 교사들의 추가 성폭행 피해 사례 ▲ 관할 행정 당국의 관리·감독 상의 적정성 여부 ▲ 인화학교 내부의 구조적 문제점이나 비리 등 3가지를 중점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특히 가해 교사가 사건이 발생했던 2000년께에 추가 범행을 저지르고도 처벌되지 않았는지, 학교로 복귀한 이후 다시 유사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닌지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는 사건 당시 공소장에 명기된 혐의 내용을 제외하고 관련 기록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어서 경찰이 사실상 재조사에 착수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경찰청은 일부 교직원의 최종 형량이 피해자와 합의에 따라 감형됐다는 점에서 합의 과정에서 부당한 외압이 행사됐는지도 살펴보기로 했다. 경찰 등 법 집행 기관이 피해자와 가해자 간 합의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사건 당시 인화학교 교직원 6명이 수사 대상에 올랐지만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4명이며, 이들 중 일부는 집행유예 또는 형 만기로 풀려난 뒤 인화학교에 그대로 복직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인화학교 원생 간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도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날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와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인화학교와 인접한 복지시설인 인화원에 거주하는 A(15)군이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 또는 추행했다는 신고가 지난해 7월 대책위에 접수됐다.


경찰은 관할 지자체인 광주광역시청과 시교육청, 관할 구청, 지역 경찰 등이 인화학교 재단 측과 유착하거나 감시·감독상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이 있는지도 규명할 계획이다.


재단 측이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과정에서 구조적인 비리가 발생했는지 파악키 위해 특별수사팀에 회계 전문가 등 지능범죄 수사 전문가가 포함됐다.


경찰청은 신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 경감급을 팀장으로 하는 지능범죄수사대 1개 팀을 이날 광주에 급파했다.


2000년 이후 5년간 광주 인화학교 원생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가 최근 흥행에 성공하면서 사건 가해자에 대한 가벼운 형량과 복직 등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법 집행 당국으로서 경찰이 볼 때도 과거 사건 처리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어 개연성 있는 모든 의혹에 대해 총체적으로 수사하는 것"이라면서 "이전에 처벌을 받은 사람도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 외에 추가 혐의가 있다면 다시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