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버크에 위치한 필그림교회 담임 손형식 목사를 만났다. 52세에 목사 안수받고 늦깍이 목회를 시작했지만 10여년 만에 800여 등록교인을 가진 규모있는 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해 찾아간 자리였다. 손 목사는 “그렇지 않다”고 손을 저었다.

▲손형식 목사는 “십자가 외에 다른 길은 없다”는 복음의 정통만을 강조하는 것이 필그림교회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답했다.
“목사님들 마다 재능과 은사가 다릅니다. 하나님의 일은 쉽게 된 적이 한번도 없어요. 그러나 안된 적도 없습니다. 그리고 믿고 기도하면 반드시 이뤄주세요. 교회를 봐도 그래요. 한꺼번에 확 일어난 것이 아니라 내려앉았다가 또 올라가고 올라가고를 반복 하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지 사탄은 늘 공격해 와요. 하나님의 백성들을 공격해 오고, 쉬웠던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목회의 시작… ‘음악 그리고 예수의 피’

쉽지 않은 목회의 길에 손형식 목사를 인도한 것은 음악과 성경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회 지휘자로 35년, 성경교사로 25년을 섬기면서 음악과 예수에 취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헨델의 메시아

손 목사의 목회에 빼놓을 수 없는 첫번째, 바로 ‘헨델의 메시아’다. “그 내용이 전부 예수님의 삶에 대한 것이거든요. 거기에 감동을 받아 음악으로 예수님에 취했습니다.” 손 목사는 헨델의 메시아, 하이든의 천지창조, 멘델스 존의 엘리야 같은 오라토리오 작품은 음악의 계시록이자, 성령작(作)이라고 강조했다.

“음악의 구성이나 파워, 영감이 압도적입니다.” 메릴랜드 주 지구촌교회 지휘자로 오랫동안 섬기며 여러번 오라토리오를 지휘했다는 그. “오라토리오 한 곡 연주하려면 지휘자는 만 번 정도 손을 움직여야 합니다. 땀이 비오듯이 흐르죠. 넥타이를 짜면 땀이 뻘개요. 피가 섞여서…. 그 때 땀이 피가 되도록 기도하신 겟세마네의 예수님을 더 이해하게 됐어요. 집중해서 땀을 흘리면 피가 됩니다.” 그렇게 예수에 젖고 피에 젖어 목회의 길을 생각하게 됐다.

-피

손 목사의 목회에 빼놓을 수 없는 것 두번째, 바로 ‘피’라는 단어다. 목회의 길로 가기로 결심하고 목사 안수까지 받았지만, 막상 목회의 길을 걷자니 주춤하고 망설여 졌다는 손 목사는 마지막 기도처에서 기도하는 중에 받은 말씀, 요한복음 6장 53절에 항복할 수 밖에 없었다.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요6:53)”

“그 말씀을 들을 때 가슴에 확 와 닿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살을 찢기고 피를 흘리신 것이 나 때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믿지 않으면 결국은 영생할 수 없고 지옥 간다는 이야기지요. 그것이 분명한 메시지로 나한테 주어질 때, ‘알았습니다. 내가 이것을 증거하고 영혼들에게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여서 천국가도록 만드는 일을 내가 하겠습니다’ 하고 목회의 길로 들어왔죠.”

“나는 특별히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목회가 내 취미고 운동이고…”


그래서인지 손 목사는 필그림교회의 특징은 “십자가를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교인들에게 ‘오직 한 길,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일에만 매진하는 것이 그의 목회 노하우라면 노하우다. 목회의 길을 돌아볼 때 제일 잘 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역시 돌아온 것은 “십자가를 강조한 것”이라는 답변이었다.

“내가 강조하는 것은 철저히 복음, 십자가 천국 지옥을 확실하게 이야기 해주는 것입니다. 천국이냐 지옥이냐 십자가 외에 다른 길은 없다. 예수님 외에는 다른 구원의 길이 없다는 것을 아주 강하게 선포하고 있습니다.”

목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말씀, 즉 진리라는 그는 “목회에 기술도 부수적으로 꼭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이며 5가지 목회 중요 요소를 꼽았다. 첫째 말씀 교육에 이어, 두번째 노하우는 희생성이다. 목회자는 양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투명성이다. 목회자의 삶에 가리워지는 부분이나 부끄럽고 떳떳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네번째가 창의성이다. 뭔가 자꾸 생각해서 개발하고 활용해야 한다. 다섯째 도전성이다. 창의성을 가지고 생각해 낸 것을 확신을 가지고 밀어부치는 도전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요즘은 베드로전서, 베드로후서, 히브리서 강해설교를 끝내고 에베소서를 하고 있다는 손 목사는 “주제 설교를 하면 은연 중에 교인들이 듣기 좋은 설교를 전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 편식을 하게 된다. 강해 설교는 그 속에 각종 주제와 선포가 다 포함돼서 듣기 좋은 소리 어려운 소리가 다 나오니까 다양성 있게 성도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했다. 성경교사로 25년을 섬기면서 ‘히브리서, 로마서’에 담긴 정통 복음에 취한 그는 오늘도 ‘십자가’를 외치고 있다.

“나는 특별히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목회가 내 취미고 운동이고 그래요.(허허허)”


◎수적 성장? 이제는 ‘그러므로’에 주목하라

KCC(북한자유를위한한인교회연합) 대표 간사이자 북한 선교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손 목사는 전쟁통에 이북 피난민으로 내려와 한국 군대에서 복무 했던 민족 분단 아픔의 증인이다. 그는 “왜 반세기가 지난 지금 반으로 갈린 작은 한반도가 한 쪽은 세계 10대 강국이 되고 다른 한 쪽은 거지가 되었나? 분석해 보면 예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은 교회를 깡그리 없앴지만, 한국에는 교회 안에 말들이 많기는 하지만 여전히 교회들이 많고 십자가가 반짝인다”며 “기독교 정신으로 한국을 도운 미국과의 교류도 한국의 번영에 큰 역할을 감당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번영과 현실에서 이민교회는 “예수님의 ‘그러므로’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가 한 쪽으로는 성령 운동으로 다른 한 쪽으로는 제자훈련으로 크게 수를 늘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열매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됐느냐? ‘그러므로’가 약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산상복음이나 교훈들을 말씀하시고 나서는 늘 ‘그러므로 너희는 세상의 빛이 되고 소금이 되라’ 혹은 ‘네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와 같은 실천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머리 속에는 제자훈련으로 말씀이 들어있고, 성령 운동으로 가슴에 불이 붙었는 데 이것이 각각 따로 놀고 손 발이 아무런 역할을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해야할 일은 머리는 말씀으로 차 있고 가슴은 성령으로 뜨겁고 손 발이 움직여서 세상에 나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