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동성애자의 군복무를 금지했던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ADT, Don't Ask, Don't Tell) 정책이 지난 20일 마침내 폐지됐다. DADT 도입 이래 18년만이다.
1993년부터 시행돼 온 DADT법은 동성애자가 성적 취향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선에서 군복무를 하고 지휘관은 부하의 성 정체성에 대해 묻지 못하도록 했던 정책으로, 도입 이래 1만 4500명이 위반으로 군복을 벗었다.
DADT 법안은 지난해 동성애자 인권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이 법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연방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 지난 7월 오바마 대통령이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과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이 작성한 '미군이 준비를 갖췄다'는 내용의 인증서에 서명함에 따라 전격 폐지됐다.
이에 따라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DADT법에 걸려 제대한 전역자들의 재입대 러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동성애자 권익을 주장해오던 이들은 '역사적인 승리'라며 정치적 승리를 자축하는 분위기다. 이에 반해 미 국방부는 정책 폐지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전역자들의 재입대에 대해서는 언제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NYT에 따르면, DADT 법에 따라 전역했던 1만3천여명의 게이나 레즈비언 가운데 징병관이나 인권단체에 재입대를 문의한 사람이 이미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역자들이 재입대를 희망할 경우, 신병과 마찬가지로 체력검사를 다시 거치게 된다.
2009년 방송에 출연해 '커밍아웃'했다는 이유로 전역 조치를 당한 한국계 대니얼 최(30) 전 미 육군 중위도 20일 재입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백악관 앞에서 여러 차례 '수갑시위'를 벌이다 연행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최 전 중위는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동안 군대로 돌아가기 위해 투쟁해 왔다”면서 “재입대 신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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