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미국의 공포영화 `미저리(Misery)'를 떠올리게 하는 애틀랜타 중년 과부의 장애인 감금사건이 피의자가 유죄를 시인하고 중형을 받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미국 조지아주 디캡카운티 법원은 19일 불법감금과 주민등록 위조, 장애인 약취 및 학대, 절도 혐의로 기소된 두 자녀의 엄마인 챈드라 포스트(44)에게 징역 10년과 보호관찰 10년을 선고했다.
포스트는 유죄를 인정하느냐는 검사와 판사의 질문에 들릴까 말까한 소리로 "네"라고 짧게 답한 후 법정 구속됐다. 감옥으로 끌려가는 엄마를 가까이서 바라보던 18세 딸은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4살 난 아들까지 둔 포스트가 범행에 착수한 것은 지난 2009년 여름이었다. 애틀랜타의 노숙자 보호소에서 장애인 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자니 레이라는 남성에게 접근, 방 2개가 있는 지하실에 세들어 살라고 감언이설로 설득해 결국 자신의 집으로 유인하는데 성공했다.
이 남성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물이 새자 다른 방으로 옮겨졌다. 그 방에는 벤 휠러라는 다른 남자 장애인이 있었고 포스트는 두 사람이 방에서 나오지 못하게 방문에 자물쇠를 채우고 못질을 했다.
2009년 9월부터 시작된 두 남자의 지하실 생활은 말로 표현하기도 힘든 비참함 그 자체였다. 이들에게 제공된 것은 더러운 아기용 침대와 세수 대야, 변기용 페인트통, 그리고 삶의 유일한 낙인 텔레비전 한 대였다. 포스트는 심지어 이들에게 페인트통에 억지로 용변을 보고 비우도록 강요까지 했다. 포스트는 두 사람을 학대하면서 이들의 통장에 들어오는 장애인 연금을 가로채 생활비에 보태썼다.
그해 어두컴컴한 지하실에서 잔인한 겨울을 보낸 두 사람은 2010년 3월 포스트가 값비싼 캐딜락 승용차를 타고 외출한 사이 자물쇠를 풀고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휠러씨는 이날 선고가 있기 전에 사망해 법의 심판을 지켜보지 못했다. 로버트 제임스 검사는 "이런 사건은 처음 본다"며 "더구나 아기를 둔 엄마가 한 짓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