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양책 발표하는 오바마 대통령

(워싱턴=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8일 4천470억달러가 소요될 경기부양 대책을 공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저녁 7시(미 동부시간) 미 의회 합동연설을 통해 "국가적 위기에 당면해 우리가 정치적 서커스를 중단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실질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의회에 '미국 일자리 법안(American Jobs Act.AJA)'을 제안하고 이를 즉시 통과시켜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 법안의 목표는 "건설노동자, 교사, 퇴역군인, 오랫동안 실업자였던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이 법안은 지금 당장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 일자리 법안은 기업들에게 투자와 고용에 자신감을 갖게 할 것이며 이는 소비 지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근로자의 급여세를 절반으로 감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예산안에서 4.2%로 낮춘 급여세를 3.1%로 더 낮추겠다는 것으로 세금감면 규모는 2천450억달러로, 4천470억달러의 부양안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당초 올 연말에 6.2%로 환원할 예정이던 급여세 세율을 절반 수준으로 오히려 더 낮춘다는 의미다.


아울러 사회보장기금을 지원받는 중소기업에 대한 세율도 기존 6.2%의 절반인 3.1%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함께 학교시설 현대화(300억달러), 교통기반 프로젝트(500억달러) 등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지출에 모두 1천50억달러를 투입할 것이며, 600만 명의 실직자들에 대한 실업수당 연장을 위해 490억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소 3만5천개의 학교 시설이 현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교사들과 응급대원 해고를 미루는 주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350억달러로 추산되는 재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교사 일자리 28만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지금 당장 통과시켜야 할 계획을 제출한 것"이라면서 "여기에 들어있는 모든 것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로부터 지지를 받아 온 제안들"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대선에서 재선 도전을 선언했지만 최근 낮은 지지율과 장기 경기 침체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는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취지로 평가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시장의 반응과 정치적으로 입장을 달리하고 있는 공화당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은 연설 직후 성명을 통해 대통령 제안에 대해 "고려해볼 만하다"며 향후 민주당과 협조방안을 모색할 뜻을 밝혔다. 그는 "미국 가정과 소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불확실성을 종식하고 경기회복과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함께 협조할 수 있다는게 나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들이 그동안 오바마 정부의 증세방안에 반대해왔다는 점에서 공화당의 기류가 부정적으로 조성될 가능성은 여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기업들도 투자 위축 분위기가 워낙 확산돼있는 상황이다.


미 정부 소식통들은 이 법안을 실행하기 위해 4천470억달러 규모의 재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에는 3천억달러 규모로 예상됐으나 1천500억달러 정도가 늘어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주 의회에 부양책으로 인한 지출을 상쇄할 수 있는 재원조달 방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 통과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파나마와 콜롬비아, 한국 등에서 더 많은 상품을 더 수월하게 팔기 위해 무역법안을 처리할 길을 열때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