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신앙생활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예배고, 그 중에서 설교는 예배의 핵심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성도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 예배에서 선포되는 설교와 일반 대중집회에서의 강연은 무엇이 서로 다를까. 만약 설교가 단순한 교훈의 전달에만 그친다면 그것은 일반 강연과 별반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열린교회 김남준 목사는 7일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제19회 기념세미나 발제에서 “설교는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행위인데, 이는 청중들로 하여금 그를 믿게 하려는 것”이라며 “설교는 복음을 증거하는 것이지만, 최소한의 복음의 내용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설교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설교 속에는 언제나 복음이 들어 있어야 하는데, 이 복음은 세상의 지혜가 아니며 인간의 이성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리스도 자신이 지혜이시기에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설교일수록 성령의 역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왜냐하면 복음은 성령의 역사 없이는 죄인들의 마음에 믿어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나님을 거스르는 죄인들의 마음에 복음의 영향이 미치기 위해서는 성령의 역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성령의 역사 없이 이뤄지는 복음 선포로는 복음이 의도하는 결실을 맺을 수 없다. 설교를 통한 성령의 역사는 회중들의 지성과 의지에 역사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성령이 지성과 의지에 역사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김 목사에 따르면 인간의 이성만으로는 인간 안에 내재한 죄성을 발견하는 것은 물론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깨달을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인간의 이성에 역사하는 성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죄는 인간의 본성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다”며 “죄는 신자 안에 들어오자마자 신자의 본성과 매우 잘 어울려서 찾아낼 수 없으리만치 신자의 성향에 친숙하게 동화되기 때문에 본성만으로는 그것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인간 영혼에는 객관적 어두움과 주관적 어두움이 있는데 이를 극복해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는 데 있어서도 이성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그에 따르면 객관적 어두움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지성적으로 깨닫지 못한 데서 온다. 그리고 주관적 어두움은 죄인의 마음 안에 있는 죄된 경향성으로, 하나님의 말씀의 빛이 지성을 비추어도 그것을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죄성을 말한다.


김 목사는 “그러나 성령께서는 불신자의 마음을 조명하셔서 죄를 깨닫게 하고 그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를 인식하게 함으로 구원에 이를 준비를 갖추게 하신다”며 “자연인의 눈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복음의 영광을 보게 해 주시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회심 때 뿐만 아니라 신자가 된 후에도 계속돼 더욱 특별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조명하여 신자 안에 있는 죄에 대한 사랑과 자기의를 신뢰하는 죄성을 보게 하신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목사는 “어느 시대건 복음이 대중적인 환영을 받았던 때는 없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절대 가치를 거부하는 시대에는 죄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더욱 어리석게만 느껴진다”며 “그러나 어둠 속에서라도 진리의 손길을 내밀면 타는 듯한 목마름으로 그 손을 잡는 죄인들이 있다. 설교자는 그들을 위해 보냄을 받은 사람들이다. 성령의 역사는 이성으로 믿을 수 없는 복음의 진리를 받아들이도록 만들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의지의 힘을 주신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