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10년 전 뉴욕 맨해튼에서 발생한 9·11 테러 당시 수많은 소방관을 잃었던 뉴욕시 소방국이 이런 재난의 재발에 대비하기 위해 상황실 시설과 대응수칙 등을 대거 정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테러범에 납치된 항공기 2대가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건물에 잇따라 충돌한 이 전대미문의 테러로 맨해튼에서 가장 높은 건물 두 동이 잿더미로 변하면서 뉴욕시 소방국에서만 343명의 소방관이 희생됐다. 또 내년에는 수백명이 이 테러의 후유증으로 조기 퇴직하게 된다.


건물 붕괴 당시에는 브루클린의 상황실에 난리가 났으며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피해 소식에 전체적인 재해규모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뉴욕시 소방국에서도 고참 소방관 대부분이 희생됐다. 나중에 무너진 건물이 현장 본부를 덮치는 바람에 소방 총책임자를 비롯해 2명의 최고참 소방관, 21명의 소방대장이 사망했다.


소방 지휘계통도 일시에 무너져버렸다. 어디에 어느 소방관이 배치돼 있는지 등을 한 눈에 알아보게 만든 상황판이 부서지면서 소방당국은 완전히 마비상태가 돼 버렸다.


당시 무너지는 건물을 겨우 피해 살아나온 살바토레 카사노 소방관은 "나도 건물 파편에 어깨를 약간 다쳤다"면서 "병원에서 지휘체계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으며 첨단 상황실의 필요성도 절감했다"고 말했다.


테러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소방국은 현장대응 수칙에서부터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이르기까지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모든 것을 바꿨다.


현재 소방상황실은 시 건축국이 제공하는 최종 검사일에서부터 비행기 충돌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건물 내부에 갇힐 것인지를 보여주는 상주인력 자료까지 구조에 필요한 정보들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이런 정보들은 현장의 지휘관에게 즉각 전달될 수 있다. 또 조만간 소방관이 사고를 당했을 때 즉각 위치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첨단 개인장비도 가동할 예정이다. 위험요인을 안고 있는 지역에 진입할 때 자동으로 경보를 울려주는 장비도 개발했다.


이런 첨단 장비와 체계화된 훈련 덕분에 9·11 이후 지금까지 10년간 근무중에 사망한 소방관은 17명으로 이전 10년간에 비해 32%가 줄었으며 중상 환자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뉴욕시 소방당국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