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저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는 겁니다.”(크리스 형제)
미션아가페(대표 제임스 송)의 노숙자 섬김 사역에 최근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인들 위주로 구성된 봉사자들이 노숙자들의 식사를 섬겼지만, 지난 2개월 전부터 5-6명 가량의 흑인 형제들이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다름아닌 노숙자 쉘터에서 섬김을 받던 이들로, 스스로 봉사를 하고 싶다고 자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커빈 크리스토퍼 베일리(48) 형제는 “그 전에는 받기만 했는데 봉사를 하면서 베풀 수 있다는 것이 참 즐겁다. 함께 봉사하는 (미션아가페) 형제, 자매들을 나와 다른 한국인으로 생각해 본적은 한번도 없다. 이들은 바로 나의 가족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두터운 정(情)을 쌓고 있다.
얼마 전에는 봉사자 중 한 형제가 생일을 맞은 크리스 형제에게 생일 선물로 뭘 받고 싶은지 물어봤다고 한다. 한참을 망설이던 그는 조심스럽게 ‘나는 지금까지 한번도 내 생일을 누가 챙겨준 적도 없었고, 받고 싶은 선물을 물어봐 준 적도 없었다. 그런데 네가 그렇게 물어봐 주니 정말 고맙다’고 진심을 말하기도 했다.
결국 봉사자들이 마련한 작은 생일 케잌과 축하에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리기 까지 했다. 겉으로 보면 세상 풍파에 휩쓸려 거칠게 보이는 형제들이지만 그 마음만은 어린아이 같이 순수하기만 하다고 미션아가페 봉사자들은 귀띔했다.
▲미션아가페 봉사자들에게 따뜻한 생일 축하를 받고 있는 크리스 형제(가운데). |
지난 7개월간, 애틀랜타 다운타운과 노숙자 쉘터에서 매 주일 오후 식사를 대접해 온 미션아가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작은 변화는 노숙자들을 구제의 대상으로 한정 짓고 먹을 것과 입힐 것을 제공하는 데서 그치는 것에서 나아가 노숙자들이 주체가 되어 봉사하고 일하면서 자립의 의지를 다지고 실제 재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제임스 송 대표는 “사역을 시작할 때 계획했던 것보다 속도와 규모가 빨라지고 커지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밝힌 후 “기회가 된다면 이들과 함께 아이티 같은 선교지를 다녀보고 싶다. 이 사람들의 삶이 비록 미국에서는 바닥이라 할지라도 선교지에 가보면 자신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감사한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단지 섬기고 싶어서, 봉사하고 싶어서 시작한 미션아가페 봉사자들은 한 마음으로 어떤 거창한 계획 보다 순리적으로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기도하고 따라가고 있다고 했다. 매주 25명에서 30명 가량의 봉사자들이 함께 하는데, 쉘터에서는 이미 수혜자와 시혜자를 넘어 이제는 한 식구처럼 사랑을 주고 받는 가족이 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느낀다고 한다.
“올 여름이 아주 더웠다고 하는데 덥든 어쨌든 모여서 (봉사)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명 ‘꾼’이 됐다(웃음). 주일에 봉사하지 않으면 우리 봉사자들이 좀 방황하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다. 이제는 노숙자들도 함께 하는 사역으로 방향을 잡고, 작은 것부터 자립을 위해 돕고 싶은 계획이다. 많이 기도해 달라.”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크리스 형제, 본스 형제, 제임스 송 대표, 테리 형제, 제임스 리 부대표, 이은자 선교사, 김명숙 전도사. |
향후 미션아가페는 호세아재단과 함께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매주 주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봉사하고 있으며, 편안한 시간에 가서 봉사할 수 있다. 문의 이은자 404-805-0779, 김명숙 770-880-9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