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허리케인 '아이린'은 지나갔지만 이로 인해 미국 북동부 내륙 지방 여러 곳에서 홍수가 발생, 꽤 큰 피해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아이린으로 인한 사망자는 미국 동부 전역에서 최소한 46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아이린은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허리케인 상위 30위 권에 오르게 됐다.


당초 전문가들은 강한 바람이 해안지역을 휩쓸고 지나갈 때 가장 큰 피해가 날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아이린이 지나갔다고 생각한 시점에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강풍이 아닌 홍수로 큰 피해를 낸 셈이다.


버몬트 주 남부와 뉴욕주 북부의 경우 홍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으며 마을 상당수도 침수 피해를 봤다. 물이 빠진 지역도 진흙에 덮여있거나 나뭇가지 등의 잔해가 수북이 쌓여있어 복구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전망이다.


주민들은 이웃 집이나 대피소로 피해 있는 실정이며 아직 도로 250여곳과 교량 여러곳이 통제돼 약국이나 병원, 직장 등으로 가는데 애를 먹고 있다. 이 지역 적십자 측은 대피소에 지난 28일까지 300명 이상이 대피중이었고 그 이후 대피인원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가 헬기를 타고 피해상황을 둘러봤던 캣츠킬 지역에서도 차량과 작물들이 침수되는가 하면 도로도 여기저기 물에 잠겨있다. 29일 오후에는 물이 불어나면서 주 및 지역 당국이 191차례의 긴급 구조작전을 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주에서는 5명이 익사하고 1명이 감전사하는 등 6명이 사망했다.


피터 셤린 버몬트주 주지사는 "이곳은 치열한 전쟁터"라면서 "농장과 작물은 다 휩쓸려 가고 기업체는 물에 잠겼으며 주택들도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뉴저지주에서도 아직 50만 가구 이상이 정전된 상태인데다 주요 강들의 수위가 높아져 범람위기를 맞고 있다. 라마포와 파사익, 델라웨어강들은 29일 최고수위에 도달했으며 이후에도 수위는 더 높아지는 추세다.


매사추세츠와 코네티컷 지역에서도 수십만 가구가 단전 피해를 보고 있으며 전력이 복구되기까지는 앞으로 최고 수주가 더 걸릴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