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 북동부와 캐나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29일 오후 현재 44명으로 늘었다. 또 일반 가정과 상점, 기업체 등 800만개 전력수요처에 정전이 발생해 360만 군데에는 전기공급이 재개됐으나 나머지 가정과 상점은 여전히 정전 상태다.
AP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아이린으로 인해 남부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부터 북동부 버몬트주에 이르는 11개 주에 걸쳐 최소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캐나다 몬트리올 인근에서는 불어난 물에 도로가 유실되면서 운전자가 급류에 쓸려가 숨졌고, 도미니카공화국과 아이티 등에서도 최소 5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등 아이린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최소 44명에 달하고 있다. 사망자들은 주로 강풍에 쓰러진 나무에 깔려 변을 당했거나 높은 파도와 급류에 쓸려간 경우다.
미국소비자연맹(CFA)은 아이린으로 인한 피해가 2005년 미 남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규모의 6분의 1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번 재해로 인한 보험청구 규모는 70억달러(한화 7조5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CFA는 밝혔다.
미 기상당국은 아이린이 지난주말 동부 연안을 통과해 캐나다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세력이 약화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계속되는 비로 인해 앞으로 2∼3일간 강의 범람과 홍수 피해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뉴욕에서는 29일 맨해튼의 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의 운행이 재개되고 항공기 운항도 다시 이뤄졌다. 그러나 파손된 교량과 철로 등의 복구작업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는데다 일부 지역에서 강의 범람이 우려되고 있다. 뉴욕시를 연결하는 통근 열차 노선의 절반이상이 운행정지 상태이거나 지연운행하고 있어 교통사정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플라이트어웨어닷컴(Flightaware.com)에 따르면 아이린으로 인해 운항이 취소된 항공편이 28일에는 7천804편이었으나 29일에는 1천400여편으로 줄어드는 등 항공기 운항도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 그러나 철도회사인 암트랙의 동부연안 지역 핵심노선인 보스턴-필라델피아 노선은 29일 현재까지도 서비스가 재개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