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으로 인해 최소 19명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지만 우려했던 대규모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안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 최대도시 뉴욕에서는 26년만에 처음 발령된 허리케인 경보에 시민들이 잔뜩 겁을 먹었지만 폭풍이 지나가자 사람들은 서서히 일상으로 나와 예상보다 적은 피해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뉴욕에서는 전면 중단됐던 지하철이 이날 아침부터 운행을 재개하고 버스도 다시 다니기 시작하는 등 대중교통 서비스가 가동됐다. 물론 맨해튼 저지대가 침수되고 동부 해안지역 가구 상당수가 단전된 상태여서 피해복구가 모두 이루어지려면 며칠이 더 걸릴 전망이다. 외곽 지역에서는 쓰러진 나무나 침수로 거리가 통제되는 경우도 많았다. 뉴욕과 뉴저지를 연결하는 철도와 버스, 뉴욕과 코네티컷을 잇는 철도 등은 아직 중단상태이며 롱아일랜드를 연결하는 철도만 제한적인 운행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시민들은 '참사'는 피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맨해튼 고층건물의 창문이 깨진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으며 지하철도 침수되지 않았다. 사고로 희생된 사람들은 있었지만 건물붕괴나 홍수로 인해 많은 인명이 변을 당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수도관도 멀쩡했으며 대재앙의 잠재적 요인이었던 맨해튼 양 옆을 흐르는 이스트강과 허드슨 강도 범람하지 않았다.


아이린은 뉴욕에 도착하기 직전 풍속이 약해지면서 허리케인에서 열대성 폭풍으로 등급이 강등됐지만 뉴욕시민들로서는 25년만에 가장 강한 폭풍이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28일 오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도 철저한 대비 덕분에 꽤 양호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메릴랜드 대학의 피터 모리시 교수는 이번 아이린의 피해규모는 시민들이 주말 내내 칩거하면서 생긴 매출감소 등을 포함해 뉴욕시의 경우 60억 달러, 미국 전체적으로는 400억 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는 75만 가구 정도가 단전된 상태라면서 이들의 전력을 모두 복구하려면 일주일 가량은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 주지사도 300개 이상의 도로가 아직 봉쇄돼 있으며 델라웨어, 라마포, 파사익 강 등의 홍수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