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A타임즈가 울릉도의 한 할머니를 소개하며 울릉도민들의 오징어잡이 애환을 다뤘다. 시장에서 오징어를 파는 72세의 김예선 할머니는 울릉도가 오징어가 아닌 관광지로 바뀔 것이라며 걱정을 토로한다.
그녀는 “오징어 인생은 힘들어”라고 말하지만 그녀의 삶에서 오징어를 뗄래야 뗄 수는 없다. 새벽 4시 반이면 그녀는 교회로 가서 오징어가 많이 잡히도록 기도한다. 그녀는 남편이 살아있던 때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반짝이는 불을 달고 바다로 나가는 남편의 배를 지켜 달라고 기도하곤 했다. 남편이 죽고 10년이 지난 지금 그녀의 기도 제목은 “오징어가 잘 잡히는 것”보다는 “오징어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울릉도에서 오징어 산업이 살아남는 것”이다.
기도를 마친 후 그녀는 곧장 리어카를 끌고 도동으로 내려 가야 한다. 관절염을 앓는 다리가 휘청휘청 거린다. 서둘러 오징어 경매장에 도착한 그녀. 기자는 무감정한 시선과 공격적인 태도로 김 할머니가 오징어 경매장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고 묘사했다. 조금이라도 더 싼 값에 오징어를 차지한 그녀, 과거에는 남편이 오징어를 잡아다 주었지만 이제 스스로 오징어를 구해야 하는 그녀다.
오징어를 손질하고 말리기 시작한다. 어떤 것은 바짝 마르기도 하고, 어떤 것은 살짝 마르기도 한다. 이렇게 아침을 보낸 그녀는 가판대를 설치하고 여왕처럼 거리를 향해 소리 지른다. “오징어 사시오.”
요즘은 수온 변화와 오징어 남획 등으로 인해 오징어 산업이 기울고 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울릉도민 대부분은 오징어 산업에 종사했다. 울릉도 오징어는 크고 맛도 좋아 일본에서도 탐내는 수입품이었다. 요즘 울릉도는 해안의 절벽과 아름다운 경치로 인해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본토에서 오는 여행객의 수는 10년 전 16만명에서 현재 25만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오징어 수확량은 3분이 1 이상이 줄었다. 주민들도 단 20%만이 오징어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많은 주민들이 여행업으로 전업했다.
관광객들은 오징어 산업에 관심이 없다. 본토에서 출발한 배가 울릉도에 도착하면, 그들은 침략에 나선 군대처럼 배에서 우루루 내려 호텔로 몰려 갈 뿐이다.
김 할머니 역시 관광객들의 유입 덕에 잠깐은 더 많이 오징어를 팔아서 좋을 수 있지만, 울릉도의 특화 산업이 무너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루종일 오징어를 판 그녀는, 이제 통통배가 오징어를 잡기 위한 격전의 밤을 치를 준비를 할 시간에 집으로 돌아 온다. 다시 한번 교회에 들르고 그 후에 지하 아파트에서 TV를 보거나 아픈 무릎을 주무른다. 세 자녀는 울릉도를 떠났고 이제 거의 찾아 오지도 않는다. 그녀는 자신이 계속 오징어 인생을 살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볼품없는 오징어에 깊은 애정까지 들게 됐다.
“사실 좀 귀엽지. 몸은 작고 동그랗고 다리가 삐죽 삐처 나와 있잖아. 싫은 구석이 전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