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이라크를 방문했다가 무장 괴한에게 납치돼 극적으로 풀려난 허민영 목사(예장개혁총회 총회장)가 뉴욕을 방문해 당시 겪었던 간증을 전했다.


뉴욕교협은 17일 오전 8시 뉴욕잔치에서 허민영 목사 조찬 기도회를 갖고 환영하는 시간을 가졌다.


2004년 이라크를 방문한 허 목사 외 8명 일행은 요르단 암만을 거쳐 바그다드로 향했다. 도중 먼저 출발한 사람 1명, 도망친 1명을 제외한 7명이 무장 세력에 5번 잡혔다가 풀려났다.


이들이 잡히기 3일 전 무장 세력은 미군을 무참히 죽였으며 이로 인해 허 목사 일행은 잡힌 후 "CIA가 아니냐"는 질문을 무장 세력들로부터 수차례 받아야 했다.


다섯번 째 구금에서 허 목사 일행은 죽음을 목전에 두게 된다. 무장 세력들은 유프라테스 강가로 일행을 끌고가 죽이려고 했다. 그 때 일행 중 한 사람이 "이제 마지막 같다"며 감금시킨 사람을 만나보자고 했지만 허 목사는 "어떻게 되든 죽는다. 우리 목사답게 죽자, 먼 훗날 이곳이 선교지가 된다면 무명의 한인 목사들이 죽은 것을 하나님께서는 아실 것"이라며 하나님께 인사를 나누자고 했다.


'이제는 살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 눈을 뜨고 죽는다는 생각에 눈을 뜰 수도 없었다. 그 때 허 목사는 '하나님 앞에, 내가 그렇게 믿었던 분에게 돌아가야 하는데, 돌아갈 자신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주를 위해 목회한다고 했지만 나를 위해, 내 명예를 위해 했던 일들이 생각났고, 나를 알아주지 않으면 심술을 부렸던 것이 떠올랐다.


"하나님 앞에 목사답게 죽으렵니다. 저를 이제 받아주시지 않는다면 저는 갈 곳이 없습니다" 기도드리고 눈을 지긋이 감고 있을 때 천둥 치는 소리와 같은 굉음이 들렸다. 탄피를 맨 한 사람이 저 멀리서 우리를 죽이지 말라고 손을 흔들고 있었다. 처음 잡혔을 때와 같은 곳에서 마지막에 잡혔는 데, 처음에 일행을 잡았던 사람이 알아보고 사격을 중지시킨 것이다.


허민영 목사는 간증을 전하며 "이 일은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일부 언론의 보도와 같이 무장 세력에게 돈을 주고 풀려난 것도 아니고 거짓을 말하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살려고 하니 안되겠더라. 죽자고 마음 먹으니 하나님께서 살려주셨다"며 "하나님께서는 기도할 때마다 기적을 베풀어주셨다. 무장 세력이 우리를 죽이려고할 때마다 살려주셨다. 방금 전까지도 나를 죽이려고 했던 사람과 내가 얼굴을 맞댈 수 있었다는 것도 하나님의 역사"라고 말했다.


허민영 목사는 이라크에서 풀려나게 된 이야기를 한국 교회사와 엮어 영화로 제작하고자 기도중이다. 그는 "복음은 뿌리가 있고 줄기와 열매가 있다. 수많은 목회자와 선교사의 순교로 한국의 복음화가 이뤄진 것이다. 영화를 통해 한국의 복음이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주고, 복음을 전파할 것"이라며 "전 세계로 알려진 피랍 사건을 영화로 만들어 복음을 함께 전하고 싶다"고 바램을 말했다.


허 목사는 뉴욕과 애틀랜타 등지를 방문해 간증 집회와 기도회를 갖고 8월 말 한국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