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에서 8세 소년 3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하던 3명이 18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이른바 '웨스트멤피스 3인조'로 불리는 데이미언 에콜스, 제시 미스켈리, 제이슨 볼드윈 등 3명은 무죄를 주장했으나 사형이나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20년 가까이 복역한 뒤 검찰과 협상을 거쳐 19일 풀려났다고 뉴스통신 AP 등이 전했다.

제시 미스켈리(왼쪽부터), 제이슨 볼드윈, 데이미언 에콜스(AP=연합뉴스)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이들은 '혐의를 시인하는' 조건으로 이미 복역한 기간을 인정받아 가석방됐다. 이들은 "검찰로서는 우리를 기소하기에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들의 무죄를 주장할 수 있는 '앨포드 플리' 방식으로 혐의를 인정하는데 합의했다.


에콜스는 이 타협에 대해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사건과 관련해) 어떤 부분을 매듭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은 지난 1993년 5월 아칸소 주(州) 웨스트멤피스에서 일어났다. 크리스토퍼 바이어스, 스티브 브랜치, 마이클 무어 등 보이 스카우트 어린이 3명이 배수관에서 손발이 묶인 채 발가벗겨진 변사체로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브랜치와 무어는 익사했고 성기가 절단된 바이어스는 과다 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고 검찰은 이러한 범행이 일종의 '사탄 의식'이라는 논지를 폈다.


소년들이 실종된 날 밤 몸에 진흙이 묻은 에콜스를 봤다는 제보가 경찰에 접수되고 미스켈리가 범행을 고백하면서 이들은 체포됐다. 미스켈리는 훗날 당시의 진술을 철회했다.


당시 18세이던 에콜스는 사형 선고를 받아 형이 집행될 뻔했고 16세이던 볼드윈과 미스켈리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의 항소는 10년 넘도록 번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2007년 DNA 검사 결과 이들 3명의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는 나오지 않고 범행 현장에 다른 사람들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사건은 전기를 맞았다.


에콜스가 살인을 고백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한 어느 소녀의 어머니도 딸의 증언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심지어 피해자 가운데 2명의 가족도 이들이 유죄라는 사실에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웨스트멤피스 3인조' 사건은 1996년 HBO 방송 다큐멘터리로 다뤄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유명인들도 이들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는데 펄잼의 보컬리스트 에디 베더 등이 소송 비용 마련을 돕기도 했으며 배우 죠니 뎁, 딕시 칙스의 리드싱어 내털리 메인스 등도 이들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마침내 아칸소 주 대법원은 지난해 항소심을 위한 청문회를 열라고 명령했고 검찰은 재판 대신 이들의 변호인과 협상하는 길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