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과 히스패닉은 경제적으로 성공하더라도 자신의 커뮤니티를 떠나지 않는다. 미국사회의 경향을 연구해 온 브라운대학교의 US2010프로젝트의 디렉터 존 로건은 “성공한 흑인과 히스패닉도 분리 현상을 겪는다. 잘 사는 흑인들도 흑인들만의 세계에서 격리되어 살곤 한다”고 말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연간 7만5천불을 버는 중산층 흑인과 히스패닉은 연간 4만불을 버는 백인들보다 더 가난한 동네에 산다. 이유는 자신들과 같은 인종들이 그 동네에 살기 때문이다. 한인들의 경우만 해도 이민 초기 한인 커뮤니티에서 살다가 경제적으로 성장하면 교외 지역으로 이주해 가는 현상이 일반적이다.


흑인과 히스패닉의 분리 현상은 인종 차별이 가장 심했던 미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 대도시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로건은 “중산층 백인은 그들이 살고자 하는 커뮤니티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흑인이 그와 비슷한 사회, 경제적 계층의 사람들과 살고 싶다면, 그는 자신이 소수가 될 수 밖에 없는 커뮤니티에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즉, 어떤 흑인이 연 20만불 이상의 수입을 올리게 되면 그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사는 동네로 이사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동네에서 흑인 인구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며 새롭게 이주한 흑인은 백인들 틈에서 소수자로 살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나 애틀랜타와 워싱턴DC의 경우는 이미 흑인들만의 부촌이 형성되어 있기에 이런 현상에서 예외다.


필라델피아에서는 가난한 지역에 사는 히스패닉은 25.4%에 달한다. 그러나 부유한 히스패닉의 13.7%가 그 가난한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반면 중산층 백인의 경우는 8.4%만이 가난한 지역에 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네바다,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좀더 좁은 격차를 보인다. 하워드대학교의 사회학자 로데릭 해리슨은 “신개발 지역에 인종 차별이 적다. 아직 흑인, 백인, 히스패닉으로 분리되지 않은 지역에 이주하기 때문이다. 즉, 더 공평한 땅에 발을 내딛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지역의 빈곤은 저급한 학교 수준, 건강 복지, 높은 범죄율과 관련이 있게 마련이다. 해리슨은 “흑인과 히스패닉은 백인과 비슷한 수입을 벌지만, 백인 가족에게 주어지는 학교나 생활 편의 시설을 공급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부유한 흑인과 히스패닉 가족들은 가난한 흑인과 히스패닉과 함께 살며, 같은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라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