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노르웨이에서 일어난 무차별 총격 테러가 다문화주의 혐오자인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의 소행임이 밝혀지면서, 한국 사회 내부에서도 반 외국인 정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관련 전문가들은 외국인 거주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빠른 속도로 다문화 사회로 변해가고 있는 현실과 달리, 아직 국민들의 정서는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에 이에 대한 인식과 준비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한국도 빠른 속도로 다문화사회로 변해가고 있지만, 아직 국민들의 정서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올 초 지구촌사랑나눔에서 열린 설 맞이 축제.

특히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는 노르웨이 테러 용의자의 마음 속에 있던 분노와 증오가 우리나라에도 팽배해 있다며 “배타적 근본주의는 문제다. 타종교와 타문화도 이해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해성 목사(지구촌사랑나눔 대표)는 “한국의 외국인 체류자는 126만명이고, 국내 가정 10쌍 중 1쌍 이상은 다문화 가정”이라며 “한국은 외국인 체류자와 더불어 살 것인지, 아니면 불화하며 살 것인지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과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인식부터 필요하다”며 “정부가 외국인에 대해 기본권을 보장하고, 국민들이 의식 개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제까지 수교·협약·행사를 통한 ‘외향적 국제화’에만 치중했다면, 이제는 외국인들이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내향적 국제화’가 진행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대진 목사(외국인비전센터 소장)은 “한국이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외국인 거주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교회는 외국인들을 단순히 긍휼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선교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강조했다.


윤 목사는 “외국인들을 제대로 교육하고 양육해서 자국으로 파송할 경우, 선교지에서의 재정 소모를 줄이고 언어의 장벽을 피함으로써 효율적인 선교가 가능하다”며 “‘한국인은 단일민족’이라는 자긍심으로 타민족을 배타적으로 대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님 안에서 한 자녀라는 성경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저지르는 각종 범죄에 대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그들에 대한 배타심과 적개심이 높아진다. 김해성 목사는 이에 대해 “매체를 통해 외국인들의 범죄만 크게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며 “외국인 범죄는 사회 안전망이 부실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성 목사는 산업 재해를 입어도 신고조차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 확충에 교계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희생을 낳았던 2008년 이천 냉동창고 참사 당시 유가족들이 슬퍼하는 모습.

김 목사는 “지난 2000년 외국인 복지를 실천하는 ‘지구촌사랑나눔’이 성남에서 서울 가리봉동으로 이전한 후, 그 전까지 한 해 5,000여 건에 달하던 외국인 범죄가 3,000여 건으로 줄어서 경찰서장으로부터 상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법체류 외국인들의 경우 산업 재해를 입어도 쫓겨날 것이 두려워 신고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특히 교계가 이들에 대한 사회 안전망 확충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면 범죄도 줄일 수 있을 뿐더러 전도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윤대진 목사는 “외국인들이 인권 문제만 부각되어 기고만장하는 세상이 됐다”며 “교회가 복음을 전하고 기독교 문화를 확산하는 데 소홀하면, 외국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따라 세력화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