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두살난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2년 9개월간 구속된 상태로 법정 공방을 해 온 케이시 앤서니가 1급 살인 혐의를 벗고 무죄판결을 받았다.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케이시가 자신의 딸을 살해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무죄 평결을 내렸지만 위증죄에 있어서는 유죄를 선언했다.
<사진: 법정 공방 중의 케이시. 그녀는 마녀 사냥의 희생자였나, 아니면 미국의 정의가 실종됐음을 보여주는 상징물인가?>
이번 사건을 대하는 미국 사회는 분노에 휩싸여 있다. 19살에 결혼해 낳은 친딸을 무참히 버린 어머니, 그리고 입이 테이프에 봉해진 채 질식사 한 아기라는 사건의 구도 자체도 대중적인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는 데다 3년 가까이 끌어오던 재판에서 결국 배심원들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죄 평결을 내리자 미국의 전통적 가족관을 가진 시민들이 거리로 뛰어 나오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정의가 실종됐다”, “후 낙태(태어난 아기를 죽인 행위를 낙태에 비유)가 무죄인가”라고 외치고 있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가운데 정확한 근거 자료가 밝혀지거나 혹은 판결이 나기 전부터 케이시는 범죄자 취급을 받아 왔다. 무죄 평결 소식이 알려진 후, 미국에 일고 있는 이 분노 여론은 케이시가 무죄 판결 직전까지 당했을 마녀 사냥식의 심리적 압박과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를 반증해 주기도 한다. 한편에서는 미디어가 공정성을 상실한 채로 대중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을 몰고 간 것도 케이시 사건에서 놓쳐서는 안될 부분으로 꼽고 있다.
한편, 위증 혐의 등 4개 혐의에 대해 4년 형을 선고받은 케이시는 지난 3년간 구속 수감돼 있었기에 이 기간을 감해 다음주 수요일 석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