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26년 중간선거에서 낙태권과 유권자 신분 확인, 선거구 재획정, 여성 스포츠 및 미성년자 성별 전환 의료 조치 등을 둘러싼 주민투표도 실시된 가운데, 주요 쟁점에서 엇갈린 결과가 나타났다. 낙태권 확대안은 네바다와 버지니아에서, 유권자 신분 확인과 시민권 요건을 강화하는 법안은 여러 주에서 다수의 지지를 얻었다. 여성 스포츠의 성별 기준을 강화하는 조치도 일부 주에서 통과가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11월 4일 이번 중간선거의 주요 주민투표 결과를 분석하며, 각 쟁점이 미국의 정치·사회적 가치 논쟁과 기독교계의 관심사에 미친 영향을 조명했다.

유권자 신분 확인 및 시민권 요건 강화, 여러 주에서 지지

이번 선거에서는 9개 주에서 투표 시 사진이 포함된 신분증 제시, 미국 시민권자의 투표권 확인 또는 두 요건을 강화하는 주민투표가 진행됐다.

아칸소주에서는 유권자의 69.1%가 주민투표안 1호(Issue 1)를 지지했다. 해당 안은 주 헌법에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는 사람은 시민권자라는 점을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캔자스주에서는 수정헌법안 1호(Amendment 1)가 비공식 집계에서 63.7%, 오하이오주에서는 투표자 신분 확인을 주 헌법에 명시하는 주민투표안 1호(Question 1)가 65.3%의 지지를 받았다.

사우스다코타주에서는 시민권자의 투표권을 명확히 하는 수정헌법안 J가 61.5%, 네바다주에서는 유권자 신분증 제시를 의무화하는 주민투표안 7호(Question 7)가 62.3%의 지지를 받았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투표자 신분 확인을 요구하는 헌법 개정안이 59.6%,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는 시민권자의 투표권을 명확히 하는 수정헌법안 1호가 약 80%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애리조나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투표자 신분 확인 관련 법안의 결과가 선거 직후 확정되지 않았다. 애리조나주 주민투표안 144호는 개표 약 85% 시점에서 반대 53.2%, 찬성 46.8%를 기록했으며, 캘리포니아주 주민투표안 39호는 개표 약 60% 시점에서 반대 58.6%, 찬성 41.4%로 집계됐다.

낙태권 주민투표, 네바다·버지니아 가결... 미주리·아이다호는 부결

낙태 관련 주민투표가 진행된 4개 주에서는 낙태권 확대가 3개 주에서 가결되고 1개 주에서 부결됐다.

네바다주에서는 주민투표안 6호(Question 6)가 63.3%의 지지를 얻었다. 이 법안은 태아 생존 가능 시점 이전의 낙태권과 이후 임신부의 생명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의 낙태권을 주 헌법에 명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투표는 해당 헌법 개정안을 확정하기 위한 두 번째 주민투표였다.

버지니아주에서는 주민투표안 1호(Question 1)가 62.4%의 지지를 받았다. 해당 법안은 낙태를 포함한 생식 관련 결정을 헌법상 권리로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미주리주에서는 기존에 헌법에 명시된 생식 자유권을 폐지하고 낙태 제한을 강화하려는 수정헌법안 3호(Amendment 3)가 55.5%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 법안은 미성년자의 성별 전환 수술 금지 조항도 포함하고 있었다.

아이다호주에서는 낙태를 포함한 생식 관련 의료 결정권을 법률상 권리로 보장하려는 주민투표안 1호(Proposition 1)가 56%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번 결과는 낙태권을 둘러싼 미국 내 정치적·사회적 논쟁이 여전히 주별로 다르게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거구 재획정, 미주리 부결·메릴랜드 통과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던 선거구 재획정 문제에서도 주별로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미주리주에서는 공화당이 주의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 8곳 가운데 7곳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도록 설계된 새 선거구 지도를 승인하는 주민투표안 A(Proposition A)가 81.8%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현재 공화당 5석, 민주당 3석으로 구성된 기존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 지도가 유지될 전망이다.

반면 메릴랜드주에서는 주민투표안 3호(Question 3)가 약 60%의 지지를 얻었다. 해당 법안은 주 의회가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를 새롭게 획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메릴랜드주 연방 하원의원 8석 가운데 민주당이 7석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새 선거구 지도가 도입될 경우 민주당이 8석 모두를 확보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여성 스포츠 보호 및 미성년자 성별 전환 의료 제한

여성 스포츠와 사생활 보호, 미성년자 성별 전환 의료 조치를 둘러싼 주민투표에서도 일부 주에서 관련 법안이 지지를 얻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주민투표안 318호(Proposition 318)가 58.9%의 지지를 얻었다. 해당 법안은 학생들이 생물학적 성별에 맞는 스포츠팀에서 경기하도록 하고, 남학생이 여학생 전용 공간에 들어가거나 여학생이 남학생 전용 공간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콜로라도주에서는 주민투표안 134호(Proposition 134)가 개표 약 75% 시점에서 52.4%의 지지를 얻었다. 해당 법안은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하는 선수들이 자신의 성별 정체성이 아닌 생물학적 성별에 해당하는 스포츠팀에서 경기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성년자의 비가역적 성별 전환 의료 절차를 금지하는 콜로라도주 주민투표안 135호(Proposition 135)는 개표 약 75% 시점에서 51.9%의 지지를 얻었다.

워싱턴주에서는 주민투표안 638호(Measure 638)가 개표 약 60% 시점에서 56.8%의 지지를 받았다. 해당 법안은 선수들이 자신이 정체화하는 성별이 아닌 생물학적 성별에 해당하는 스포츠팀에서 경기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 주민투표 결과는 낙태와 생식권, 유권자 자격, 성별과 스포츠 참여 기준 등 미국 사회의 주요 가치 논쟁이 각 주의 헌법과 법률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