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와 최대 기독교 고등교육 기관 사이에 수년간 이어진 법적 분쟁 끝에, 교육부가 그랜드캐니언대학교(GCU)의 비영리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GCU 브라이언 뮬러(Brian Mueller) 총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교육부 관계자들이 제9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을 준수하고, 올바른 법적 기준 아래 GCU의 비영리 지위를 객관적이고 철저하게 검토해 준 데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교육부와 협력해 고등교육이 직면한 여러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2024년 11월 제9순회항소법원 3인 판사 패널의 만장일치 판결에 따른 것이다. 당시 법원은 "교육부가 2019년 GCU의 비영리 단체 지정을 거부하면서 잘못된 법적 기준을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2025년 5월 종료된 국세청(IRS)의 4년간의 감사 역시 GCU가 애리조나주에서 501(c)(3) 비과세 비영리 기관으로서 모든 법적 요건을 충족한다는 초기 판단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GCU는 더 많은 개인 장학금을 제공하고, 학군·병원·기부자들과 협력하며, 정부 구호 기금 및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전미대학체육협회(NCAA)의 운동 활동 참여가 가능해지고, 정부와의 법적 분쟁으로 발생한 수백만 달러의 법률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GCU는 1949년 남침례회에 의해 비영리 대학으로 설립됐으나, 재정난으로 2004년 영리 기관으로 전환됐다. 이후 등록 학생 수 기준 미국 최대 기독교 대학으로 성장했다.

2018년 비영리 지위 복귀를 추진하면서 IRS, 고등교육위원회, 애리조나주, 애리조나사립고등교육위원회, NCAA의 승인을 받았지만, 교육부는 GCU가 이전 상장 소유주였던 그랜드캐니언에듀케이션과 충분히 분리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지정을 거부했다. 이에 GCU는 2021년 소송을 제기하며 "교육부의 결정은 임의적이고 변덕스럽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2023년 10월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교육부는 "연방 학생지원국 조사 결과, GCU가 박사 과정 비용을 허위로 광고해 학생들을 오도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7,500명 이상의 학생과 졸업생이 영향을 받았으며, GCU에는 3,770만 달러(약 559억 4,68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조사에 따르면, GCU는 박사 과정 비용을 4만~4만 9천 달러(약 5,700만~5,709만 원)로 광고했지만, 졸업생 가운데 2% 미만만이 해당 범위 내에서 학위를 마쳤다. 의무적인 '연속 과정'으로 인해 총비용이 1만~1만 2천 달러(약 1,338만~1,605만 원) 추가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교육부는 GCU의 정보 공개가 학생들에게 실제 비용을 충분히 알리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뮬러 총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학교는 프로그램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했으며, 연방정부에 한 푼도 지불할 의사가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미국 법무부는 2023년 9월 보고서에서 GCU와 리버티대학교에 부과된 전례 없는 벌금을 바이든 행정부 하의 반기독교 편향 사례로 규정했다. 두 학교 모두 약 3,700만 달러(약 549억 8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는데, 이는 교육부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이었다.

이 금액은 펜실베이니아주립대가 제리 샌더스키(Jerry Sandusky)의 성학대 사건으로 받은 240만 달러(약 35억 5,632만 원), 미시간주립대가 래리 나사르(Larry Nassar) 사건으로 받은 450만 달러(약 66억 7,800만 원)보다 훨씬 컸다.

리버티대학교는 클레리 법(Clery Act) 위반과 관련해 1,400만 달러(약 207억 7,600만 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으며, 교육부는 2025년 5월 GCU에 부과한 3,770만 달러(약 558억 5,255만 원) 의 벌금을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