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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기독교 변증가이자 옥스퍼드대학교 수학과 명예교수인 존 레녹스(John Lennox)가 '일'과 '소명'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하는 신간 도서 <일과 소명: 영원으로 이어지는 이 땅의 삶>을 펴냈다. 이 책은 직업과 소명을 둘러싼 성경적 오해와 이분법적 사고에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며,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자신의 일터와 삶의 목적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탁월한 안내서다.  

레녹스는 책의 서두에서 독자들이 흔히 품고 있는 의문들 "일은 죄의 결과인가?", "세상 속 일은 교회 일보다 덜 거룩한가?", "지금 하는 일은 죽으면 끝나는 무가치한 것일까?"을 숨기지 않고 정면으로 제기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풍부한 성경 연구와 수십 년간 교수이자 강연자로 살아온 자신의 경험을 녹여 설득력 있게 답한다. 

그에 따르면, '일'은 죄의 결과물이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 때부터 인간에게 부여하신 고유한 사명이다. 창세기의 하나님은 무(無)에서 질서를 세우고, 여섯 날 동안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 안식하신 '일하시는 하나님'으로 등장한다. 인간 역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기에, 일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나 고된 짐이 아니라 하나님을 닮아가는 통로이자, 그분께 자신을 드리는 제사적 행위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러한 통찰은 교회와 세상, 성스러움과 속됨이라는 오래된 구분, 즉 '성-속 이분법'을 근본부터 뒤흔든다. 레녹스는 "전임 사역자"라는 개념이 자칫 기독교 사역을 시간제로 국한시키고, 일반 직업에 종사하는 신자들의 사명을 축소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일터의 크리스천들 역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설 것이며, 그곳에서 우리의 '직업'이 아닌 '소명에 충실한 삶'이 평가받고 보상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신학적으로 깊이 있는 내용과 동시에 실용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각 장마다 핵심 내용을 정리한 개요와 함께, 소그룹에서 활용 가능한 '생각해 보기' 질문들이 수록돼 있어 개인 묵상이나 공동체 학습에도 적합하다. 또한, 부록으로는 '복음 후원의 원칙', '신경과학의 통찰' 같은 현대적 주제들이 수록되어 있어, 일과 뇌과학, 문화적 사명까지 연결하는 시각도 제공한다. 

도로시 세이어즈가 "인간은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기 위해 살아간다"고 말했듯, 이 책은 인간 존재와 일의 관계를 다시 성찰하게 한다. 일은 단지 수입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인간이 가진 영적·지적·육체적 능력을 온전히 드러내는 표현이며, 하나님께 자신을 드리는 도구다. 

<일과 소명>은 특히 다음과 같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과 대학생, 성경적인 직업관을 고민하는 목회자, 직장 내 신우회 인도자, 그리고 지금 자신의 일을 하나님 나라와 연결 짓고 싶은 모든 그리스도인. 반복되는 일상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 일터가 영원과 연결된다는 이 책의 메시지는 분명한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