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가 오는 8월 15일,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생존자다'를 공개한다. 이 작품은 2023년 공개돼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나는 신이다'에 이은 후속작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든 네 가지 참혹한 사건을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다시 조명한다.
'나는 생존자다'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복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고통과 반복될지도 모를 미래의 비극을 경고하는 이 시리즈는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제작진은 피해자들이 아닌, 생존자들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직시하도록 만든다.
전작 '나는 신이다'는 자칭 신이라 주장하며 사회를 교란시킨 인물들의 민낯을 드러냈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정면으로 조명했다. 이 작품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국내 다큐멘터리 시리즈 최초로 1위에 올랐으며, 글로벌 차트에서도 상위권에 진입했다. 2023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는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이번 시리즈는 사이비 종교의 폭력성뿐 아니라, 그를 비호하는 사회적 권력과 공권력의 무능함을 고발한다. JMS(기독교복음선교회) 교주 정명석과 그를 지키려는 세력에 맞서 싸우고 있는 메이플 씨의 이야기는, '나는 신이다'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 투쟁의 연장선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단지 개인의 고난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외면한 진실과 직결돼 있다.
또한, 한국 현대사 최악의 인권 유린 사건으로 꼽히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도 다뤄진다.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수천 명의 인권이 짓밟혔던 이 사건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제대로 된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상처다.
이어, 부유층에 대한 증오로 조직적 연쇄살인을 감행한 지존파 사건, 부실 공사와 감독 기관의 방치가 불러온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등도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다시 조명된다. 이들은 단순한 참극의 기록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구조적 실패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연출을 맡은 조성현 PD는 "한때 자신이 하나님이라 믿은 사람에게 피해를 입고도 거대한 사이비 단체에 맞서 싸운 메이플 씨를 보며, 살아남는 것의 위대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을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로 불러야 한다"며, 2년여의 취재 과정을 통해 생존자들의 고통과 통찰을 진정성 있게 담아냈다고 전했다.
조 PD는 또 "이번 시리즈는 단지 과거를 복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비극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사이비 종교를 넘어, 우리는 어쩌면 사이비적 사회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나는 생존자다'는 고통을 넘어선 생존, 침묵을 깨는 증언, 그리고 사회의 집단적 기억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서, 공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