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동포사회가 14일 오후 5시(현지 시간) 휴스턴 한인회관에서 정영호 총영사의 퇴임·환송식을 열고 2년 반 동안 지역 교민과 땀을 섞어 왔던 '텍사스 영업사원 1호'에게 마지막 박수를 보냈다. 기독교계 궁인 회장, 윤건치 한인회장을 비롯한 한인회 임원과 주요 기관장, 단체 대표 등 총영사의 귀국길을 배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 기독일보
휴스턴 한인회 윤건치 회장의 감사패 증정, 휴스턴 동포사회가 14일 오후 5시(현지 시간) 휴스턴 한인회관에서 정영호 총영사의 퇴임·환송식을 열고 2년 반 동안 지역 교민과 땀을 섞어 왔던 '텍사스 영업사원 1호'에게 마지막 박수를 보냈다. 기독교계 궁인 회장, 윤건치 한인회장을 비롯한 한인회 임원과 주요 기관장, 단체 대표 등 총영사의 귀국길을 배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 기독일보

6개월 앞당겨진 이임... 정영호 휴스턴 총영사,

동포사회 속 '아쉬운 작별' '휴스턴 한인회관서 환송식...

휴스턴 기독교계, 한인회·기관장 등 대거 참석 

교계와 원로들 '갑작스러운 귀임'에 서운함 감추지 못해... 향후 공관 인사 시스템 개선 요구

휴스턴 동포사회가 14일 오후 5시(현지 시간) 휴스턴 한인회관에서 정영호 총영사의 퇴임·환송식을 열고 2년 반 동안 지역 교민과 땀을 섞어 왔던 '텍사스 영업사원 1호'에게 마지막 박수를 보냈다. 윤건치 한인회장을 비롯한 한인회 임원과 주요 기관장, 단체 대표 등 약 200명이 자리해 총영사의 귀국길을 배웅하며 애틋한 정을 나눴다.

정 총영사는 2023년 1월 부임해 3년 임기를 채울 예정이었으나, 외교부가 지난 6월 27일 주요국 특임공관장들에게 "2주 이내 이임 준비를 마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남은 6개월을 마무리하지 못하게 됐다. 이례적인 조기 귀임 조처에 지역 원로들은 "정권이 바뀌어도 임기를 보장받던 관례가 깨졌다"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퇴임식은 차분했지만 곳곳에서 아쉬움이 묻어났다.

환송사를 전한 윤 회장은 "동포사회에 항상 문턱을 낮추고 달려온 총영사의 열정을 잊지 않겠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이어 휴스턴 기독교 교회 연합회 궁인 회장과 이창한 부회장은 "갑작스러운 귀임이 섭섭하지만, 총영사님을 향한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계획하심이 있을거라 믿는다"고 전했으며, 정 총영사가 쌓아온 신뢰가 앞으로도 한·미 교류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위로 메시지를 보냈다. 정 총영사는 목회자 출신으로서 지역 기독교계에 관심을 많이 가졌고 다양한 행사를 통해 교계와 교분을 쌓은 바 있다.

 

정 총영사는 이날
정 총영사는 이날 "나라를 위해 발로 뛰었던 지난 2년 반의 시간이 감사했다고 전하며, 앞으로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믿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일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사진 기독일보

정 총영사는 귀임 인사에서 "'발로 뛰는 외교'로 한·텍사스 경제·우주·바이오 협력을 넓힌 2년 반이었다"며 "귀국 후에도 기업의 텍사스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그가 주도한 한-텍사스 경제포럼, 한-미 우주포럼, 한-미 바이오포럼은 지역 주류사회에 한국의 기술·투자 경쟁력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한미 경제의 신뢰를 바탕으로 나라를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으며 나라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과 그 역할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라는 향후 비젼을 밝히기도 했다.

동포사회 일각에선 외교부의 '고무줄 인사'가 해외 공관장의 정책 연속성을 해친다는 우려가 크다. 관가 관례대로라면 새 공관장 아그레망만 수 주가 소요돼 휴스턴 공관 업무가 공백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인 정책 자문단은 "정책 효율성을 위해 임기 중간 평가제를 도입해, 성과가 확인된 공관장은 정권 여야와 무관하게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놨다.

 

이날 환송식에는 그간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참석하여 그 가족들과 함께 그간의 노고와 감사함을 전했다. 사진 기독일보
이날 환송식에는 그간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참석하여 그 가족들과 함께 그간의 노고와 감사함을 전했다. 사진 기독일보

교계와 민간 단체는 이별의 섭섭함을 넘어 '다음 걸음'에 방점을 찍었다. 휴스턴 한인상공회의소는 올 가을 '포스트 정영호 포럼'을 열어 그간 굵직한 프로젝트를 민간이 이어받는 전략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한인회는 동포들의 안전·교육·복지를 담당할 '커뮤니티 태스크포스'를 신설해 총영사관과의 협업 사업을 상시화한다는 구상이다. 정 총영사는 이임 전날까지도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를 마지막 공무처럼 챙겼다.

"외교의 본질은 사람과의 신뢰"라는 그의 말처럼, 두툼한 업무 보고서보다 현장을 누빈 발걸음이 동포들 가슴에 더 선명하게 남았다. 외교부는 후임 총영사 내정을 서두르겠다고 알려졌지만, 동포사회는 "속도보다 안정이 우선"이라며 투명하고 예측가능한 공관 인사 제도를 재차 요구하고 있다.

정 총영사의 짧아진 임기가 남긴 빈자리만큼, 해외 외교 현장의 지속성과 신뢰를 지키는 제도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