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대중음악 시장에서 기독교와 전통적 가치를 담은 음악들이 잇따라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음악 전문가들은 이를 “엔터테인먼트 전반에 보수적 문화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전했다.

가장 주목받는 곡은 알렉스 워렌(Alex Warren)의 ‘오디너리’(Ordinary)다. 이 곡은 사랑과 신앙을 주제로 한 포크풍 발라드로, 20주 연속 빌보드 핫 100에 머무르며 현재 미국 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가톨릭 신앙을 고백해온 워렌은 최근 컨트리 가수 젤리 롤(Jelly Roll)과 함께 워십송 ‘블러드라인’(Bloodline)도 발표했다.

이 곡의 가사에는 “Don’t you forget, God’s not done with you yet(잊지 마, 하나님은 아직 너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등 회복과 구원의 메시지가 담겼다.

이러한 신앙 기반 곡들의 성공은 단일 사례가 아니다. 브랜든 레이크(Brandon Lake)의 ‘Hard Fought Hallelujah’는 19주째 빌보드에 머무르고 있으며, 포레스트 프랭크(Forrest Frank)의 ‘Your Way’s Better’는 틱톡에서 유행하며 10주째 차트에 올랐다.

프랭크는 원래 세속 팝 그룹 ‘서피시스’(Surfaces)의 멤버였지만, 2017년 이후 기독교 음악으로 전향해 올해 GMA 도브 어워드에서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그래미 후보에도 올랐다. 그는 CP와의 인터뷰에서 “예수님을 찬양하며 음악을 만드는 것이 삶의 가장 큰 기쁨”이라며 “나는 이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

빌보드에 따르면, 2024년 CCM(기독교 현대음악)은 스포티파이에서 역대 최고 스트리밍 수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5년간 글로벌 스트리밍은 60% 증가했다. 빌보드는 “기독교 음악이 본격적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컨트리 음악계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모건 월렌(Morgan Wallen)의 최신 앨범 ‘I’m the Problem’은 5월 스트리밍 신기록을 세우며 5주간 앨범 차트 1위를 유지했다. 토머스 레트(Thomas Rhett), 젤리 롤, 샤부지(Shaboozey) 등도 신앙과 전통적 가치를 녹여낸 곡들로 크로스오버 성공을 거두고 있다.

팝음악 평론가 샘 머피(Sam Murphy)는 “올해 미국 팝음악은 이전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전통적이며 보수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흐름은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감지된다. 올해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에서는 다수의 참가자들이 공개적으로 기독교 신앙을 언급했으며, 파이널리스트 브리아나 닉스(Breanna Nix)는 싱글 ‘Higher’로 애플 뮤직 컨트리 차트 1위에 올랐다. 프로그램은 부활절 특집으로 ‘신앙의 노래(Songs of Faith)’라는 제목의 3시간짜리 워십 특집 방송도 진행했다.

심사위원 루크 브라이언(Luke Bryan)은 “캐리 언더우드가 자신의 신앙을 음악으로 당당히 표현해온 것이 많은 영향력을 끼쳤다”며 “올해 참가자들이 보여준 신앙적 표현은 특별한 변화였다”고 평가했다.

그래미 수상자인 CCM 가수 내털리 그랜트(Natalie Grant)는 기독교 음악계로 진입하려는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지름길을 택하지 말고 긴 순종의 길을 걸어가라”고 조언했다. 그녀는 “현지 교회와 공동체에 뿌리를 내리고, 솔직하게 자신을 점검해줄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며 “우리는 누구도 스포트라이트를 혼자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