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텍사스주 커(Kerr) 카운티 내 유명 기독교 여름 캠프인 ‘Camp Mystic(캠프 미스틱)’에서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한 홍수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7월 4일 새벽(이하 현지시각) 집중호우로 인해 인근 과달루페(Guadalupe) 강이 범람하며 캠프 인근을 덮쳤고, 캠프에 참가 중이던 수십 명의 소녀와 스태프가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다. 커 카운티는 텍사스 남부 주요 도시인 샌안토니오에서 북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곳이다.
지역 보안관 사무소(Kerr County Sheriff’s Office)는 현재까지 최소 43명의 사망자와 20여 명의 실종자가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중 캠프 참가 실종자는 23-27명으로 추정되며, 헬리콥터와 드론을 동원해 실종자 구조를 위한 전면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캠프 측은 “모든 보호자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하고, 구조 활동에도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참가자들은 실내에 있진 않았고, 과달루페(Guadalupe) 강 주변에서 수상 활동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참가자 중 일부가 야외 프로그램 후 강가로 이동 중 기습적인 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당국은 “당일 새벽부터 강 수위가 예측한 것 이상으로 빠르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987년 텍사스 컴포트(Comfort) 지역에서 발생한 교회 캠프 홍수 사고 후 가장 큰 규모다. 텍사스주 정부는 구조와 복구를 위한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 중이다. 그렉 애벗(Greg Abbott) 주지사는 “전례 없는 규모의 자연재해”라고 언급했으며, 현장에는 텍사스 방위군과 연방 구조 인력도 투입됐다.
1926년 설립된 ‘캠프 미스틱’은 텍사스 전역은 물론, 다른 주에서도 여름방학마다 참가자가 몰리는 기독교 10대 여성 대상 캠프다. 수백 명이 매년 등록하고 있으며, 대기 명단이 수년치 밀릴 정도로 인기가 높은 캠프로 알려졌다.

‘캠프 미스틱’은 특정 교단 소속이 아닌(non-denominational) 기독교 기반 사설 캠프로, ‘건전하고 신앙적인 분위기 속 성장’을 철학으로 삼고 있다. “여학생들이 뛰어난 인성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건전한 기독교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소개하는 ‘캠프 미스틱’은 설립 후 90년 넘게 이스트랜드(Eastland) 가문이 운영하고 있다.
‘캠프 미스틱’은 사이프러스 호수(Cypress Lake)와 과달루페 강(Guadalupe River) 두 구역으로 나뉘어, 카약, 수영, 승마, 골프, 드라마 등 30여 가지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참가자는 각자 활동을 선택하며 ‘트라이브(Tribe)’라고 불리는 팀 단위로 공동체 활동을 함께 수행한다.
미국은 여름방학 기간 자녀들을 야외 캠프에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신앙이나 공동체 훈련을 중시하는 기독교 가정에서는 소속 교회 캠프 외에 사설 기독교 캠프를 선호하기도 한다. ‘캠프 미스틱’ 세션은 2주 또는 4주 단위로 구성된다.
실종자 중에는 앨라배마주 Mountain Brook 출신 8세 소녀도 포함됐으며, 같은 시기 인근 남성 캠프 라 준타(Camp La Junta) 디렉터도 실종 상태로 알려졌다. 일부 여학생들은 인근 나무 위에 올라 침착하게 기다리다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미국은 물론, 여름방학 기간 주로 열리는 국내 캠프들도 안전대책 매뉴얼 및 경보 체계 개발 및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상황에서, 모든 야외 활동형 캠프는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