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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날카로운 분석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레이 달리오가 또 한 번 심각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투자계의 스티브 잡스', '월스트리트의 구루'라는 수식어로 불리는 그는 신간 『빅 사이클』을 통해 현재 세계가 장기 부채 사이클의 결정적 단계에 진입했으며, 그 끝은 국가의 파산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달리오는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를 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앞서 『원칙』과 『변화하는 세계 질서』 등을 통해 세계 경제와 정치 질서의 흐름을 통찰해온 그는, 이번 저작을 통해 미중 간의 갈등이 어떻게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2기 집권 가능성과 맞물려 격화되고 있는 미중 갈등을 언급하며 "현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기축통화국인 미국과 패권을 노리는 중국이 벌이는 관세 전쟁은 장기화할수록 주변 국가들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빅 사이클』에서 달리오는 50여 년간 축적한 부채 사이클 관찰 결과와 500년에 걸친 대규모 부채 사례 분석을 바탕으로, 이러한 장기 부채 사이클은 결국 심각한 경제 위기와 국가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국가는 실제로 대규모 부채로 인해 파산하는 사태를 겪었으며, 지금 세계가 마주한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흐름을 '빅 사이클의 다섯 번째 단계'로 규정했다. 각국은 이미 감당할 수 없는 부채에 허덕이고 있고, 정부는 비효율적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사회는 분열되어 있는 데다 외부의 군사적 위협까지 맞물리면서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맞물려 결국 각국의 정치 질서가 요동치고 국가 부도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 과정에서 달리오는 독자들에게 몇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대규모 부채는 어떻게 사회 전체의 안녕을 위협하는가?", "부채 증가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심지어 미국과 같은 기축통화국도 파산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파산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는가?"와 같은 물음이다. 그는 독자들이 이러한 질문을 통해 스스로 구조적 사고를 시도하길 바란다고 전한다. 

달리오는 이 책을 통해 대규모 부채 사이클이 어떤 구조로 나타나는지를 설명하고, 중앙정부와 중앙은행의 과거 파산 사례를 분석한다. 이어 미국, 중국, 일본의 '빅 사이클' 흐름을 비교하면서 지난 180년간 반복된 역사적 패턴을 정리해 보여준다. 

또한 그는 경제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바탕으로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조망한다. 단순한 위기 진단을 넘어, 불확실한 시대에 독자들이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의 목적이다. 

책의 마지막에서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걱정하지 않는다면 걱정해야 하고, 걱정하고 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는 위기를 외면할 때 진짜 위기가 시작된다는 의미이며, 반대로 위기를 인식하고 대비하는 사람만이 그 파고를 넘을 수 있다는 역설적인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