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선교사님들이지만
고귀한 예수님 흔적 있는 이들
물맷돌 던지듯 영화관 상영도
일본인 선교사 조선 복음 전파
처음 접했을 때, 낯설고 새로워
남은 기록 많이 없어 오래 걸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 일본인 선교사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발굴해 선보이는 영화 <무명 無名> VIP 시사회가 6월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개최됐다.

영화 <무명 無名>은 기독 방송사 CGN이 20주년을 맞아 제작 발표했으며, 일본인 첫 선교사로서 수원 지역에서 조선인처럼 생활했던 노리마츠 마사야스(乘松雅休)와 신사참배 반대운동에 나서다 고문을 당하고 추방당한 오다 나라지(織田楢次)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크리스천으로 알려진 배우 하정우 씨가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다. 노리마츠 마사야스 선교사 역할은 김륜호 배우, 오다 나라지 선교사 역할은 김중희 배우가 각각 맡았다.

이날 시사회에는 CGN 이사장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를 비롯해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 원로),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원로), 최원준 목사(안양제일교회), 김상준 목사(예수문화교회) 등의 목회자들이 자리했다. 

또 '오십쇼'에서 성경을 가르치는 방송인 조혜련 집사, 온누리교회 연예인합창단 단원들과 단장 가수 이무송 집사, 배우 정영숙 권사와 권오중 집사, 배우 추상미·이석준 부부, 배우 정경순·오정택·지소연 씨, 개그맨 김기리·이정규, 개그우먼 손별이, 조정래 감독, OST를 부른 가수 김기태 씨(jtbc 싱어게인2 우승), 가수 선우 등 연예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재훈 목사가 인사하고 있다. ⓒCGN
▲이재훈 목사가 인사하고 있다. ⓒCGN 

이날 시사회 전후로는 주요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시사회에 앞서 이재훈 목사는 "선교사님들의 삶을 영상으로 남기고 알리는 것이 한국교회가 새로워지는 길이라는 믿음으로, 다큐 영화를 계속 제작해 나가고 있다"며 "몇 년 전 서서평 선교사님 다큐 영화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를 처음 제작했을 때, 재정도 없었고 뜻 하나로 시작했지만 많은 분들에게 도전을 주는 통로가 되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 목사는 "잘 알려진 선교사님들도 있지만, 이름 없는 선교사님들이지만 너무 고귀한 예수님의 흔적이 있는 분들을 발굴해 알리는 소명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영화관까지 나오는 것도 돈이 넘쳐서가 아니라, 다윗이 물맷돌을 던지듯 세속 문화에 거의 점령당한 사회 속에 복음의 문화를 던져서 함께 바꿔간다는 의미도 있다"고 소개했다.

연출을 맡은 CGN 유진주 PD는 "일본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계신지 모르겠다. 한국인이라면 비슷한 감정들이 있으실 것이다. 가장 여행을 많이 가고 음식 등 문화는 많이 즐기지만, 정치적 이슈가 있으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사랑할 수만은 없는 나라"라며 "일본 선교도 굉장히 많이 나가면서 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기도하지만, 마음 한편이 아주 편하지는 않으신 분들도 많으실 것"이라고 운을 뗐다.

▲전도지를 나눠주는 노리마츠 마사야스 선교사. ⓒCGN
▲전도지를 나눠주는 노리마츠 마사야스 선교사. ⓒCGN 

유진주 PD는 "그런데 선교의 역사를 돌아보면 일본이 먼저 복음을 받아들이고, 일본을 거쳐 조선으로 복음이 전해졌다. 그래서 일제시대, 먼저 복음을 받아들인 일본인들이 조선에 와서 복음을 전하게 됐다"며 "이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낯설고 새로웠다. 일본에서 오신 선교사님들이 궁금하기도 했고, 어떤 선교를 하셨는지 알아보고 싶어 조사를 시작하면서 다큐멘터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유 PD는 "다큐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데까지 총 2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 분들이 말 그대로 '무명의 선교사들'이셔서, 남은 기록이 많이 없었다"며 "본인을 드러내지 않은 채 복음만 전하다 가신 분들이라 제작 과정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 후손 한 분을 찾고 사진 한 장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어느덧 마무리해서 개봉 전에 먼저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그는 "이 분들의 발자취를 어렵게 찾아가면서, 제작진 안에 굉장히 큰 기쁨이 있었다. 정말 예수를 닮은 사람의 삶이 어떤 것인지, 본인을 낮추고 헌신하는 선교란 어떤 것인지를 이 두 일본인 선교사님의 발자취를 통해 찾아갈 수 있었고, 이제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려 한다"며 "내가 사랑하고 용서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하나님이 어디까지 사랑을 전하길 원하시는지 각자에게 주시는 감동들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명수 교수가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CGN
▲박명수 교수가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CGN  

일본에서 전파된 것들 꽤 많아
역사적 사실, 부정해선 안 돼
목포 공생원 설립 윤학자 여사
일본 나쁜 측면 자꾸 꺼내기보다
좋은 일들도 함께 이야기하길
일본 복음화 위해 애써 보겠다

유기성 목사의 기도 후 영화가 상영됐으며, 상영 후에는 감상을 전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먼저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명예)는 "우리는 기독교도 서양 문명도 일본이라는 통로를 거쳐 왔다는 사실을 잊고 살아간다"며 "일본이 미울 수도 있겠지만, 일본에서부터 많은 것들이 우리에게 왔다는 역사적 사실을 부정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명수 교수는 "오늘 영화에 나온 두 선교사님들이 여러분에게 낯선 분들일지 모르겠지만, 노리마츠 선교사님도 한국교회사 책에 나오는 분이고 오다 나라지 선교사님은 단행본으로 소개돼 있을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다"며 "이 분들 말고도 이 땅의 일본 사람들 가운데 훌륭한 일을 하신 분들이 많다. 목포 공생원은 일본인 윤학자 여사가 한국 고아들을 모아 보살핀 곳이고, 영락교회 고아원인 보린원도 한경직 목사님께서 일본 사람이 운영하던 곳을 해방 후 인수하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뿐만 아니다. 일제 초기 105인 사건 때 경성고등법원 원장이 일본인 기독교인 장로였다. 이런 일본의 기독교 지성인들이 있었기에, 그 어려움 가운데서도 겪어낼 수 있었다"며 "우리가 일본의 나쁜 측면들만 자꾸 꺼내기보다, 일본인들이 했던 좋은 일들도 이야기하면 좋겠다. 일본에 갔을 때 '당신들에게 어려움을 당했다'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받은 것도 많다'고 해야 대화가 되고 관계가 좋아지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여러 국가를 통해 받게 됐다. 미국인이든 캐나다인이든 일본인이든 중국인이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때, 우리가 전하는 복음을 들은 사람들도 우리에게 그런 마음을 가질 것"이라며 "그러면 언젠가 필리핀이나 베트남 또는 다른 나라에서 한국 선교사님들에 대한 기록을 영화로 만들어 '한국에서 복음을 전해주신 분들 때문에 오늘 우리가 있게 됐다'고 이야기할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조혜련 집사가 영화 소감을 전하고 있다. ⓒCGN
▲조혜련 집사가 영화 소감을 전하고 있다. ⓒCGN 

조혜련 집사는 "다른 종교를 믿을 때, 너무 괴롭게 일본어를 배우며 일본에서 활동했다"며 "그런데 하나님의 섭리로 10년 전 하나님을 믿고, 신학을 공부하고 성경을 가르치며 간증을 하면서, 지금은 일본에 가서 러브소나타 등 선교를 하면서 느꼈다. 이유 없이 배운 것이 없더라. 이제 하나님을 믿고 말씀을 사랑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일본어가 눈에 들어오더라"고 했다.

조 집사는 "2년 전 고베 '러브 소나타'에서 간증했는데, 믿지 않는 분 1천 명이 오셔서 660명이 결신하는 일이 있었다. 오늘 영화를 보면서 두 선교사님이 하셨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며 "지금은 안 보이지만 반드시 세월이 흘러 씨앗을 맺을 것이라고 했는데, 100년도 되기 전에 대한민국은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기독교 강대국이 됐고, 선교사를 두 번째로 많이 보내는 나라가 됐다"고 감격했다.

그러면서 "저도 그렇고 여기 계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마음을 갖고, 아직은 아무리 돌아다녀도 십자가가 보이지 않는 저 일본 땅을 품고 선교에 힘쓴다면,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세월이 흘러 100년 내에 일본이 우리나라처럼 멋진 기독교 국가가 되지 않을까"라며 "그 일을 위해 애써 보겠다.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방송인 이지희 집사는 "'무명 방송인' 대표자로 오늘 저를 세우셨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보면서 '무명'이라는 단어를 계속 묵상하게 하셨다"며 "저 또한 방송인으로 세워 주셨지만 어느 순간 남편이 목회자의 길을 가면서 무명의 사모가 됐고, 어느 순간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방송을 내려놓고 무명의 방송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지희 집사는 "'무명'이라는 단어는 하나님께서 저희 각자에게 주신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이름을 지우고, 우리 이름 대신 하나님의 빛과 사랑을 전하고 새기는 자로서 한 명 한 명 무명으로 오늘 이 자리로 불러 세우신 게 아닐까"라며 "저도 무명인으로서 열심히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며 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다 나라지 선교사가 신사참배 반대 연설을 하고 있다. ⓒCGN
▲오다 나라지 선교사가 신사참배 반대 연설을 하고 있다. ⓒCGN  

끝으로 영화 배급을 맡은 커넥트픽쳐스 남기웅 대표는 "25년째 영화 일을 하고 있다. 처음 15년 동안은 소니와 디즈니에서 <아이언맨>, <어벤져스>, <겨울왕국> 같은 굉장히 화려한 영화들을 할 기회가 있었다. 기쁨과 카타르시스를 주는 좋은 영화들"이라며 "그러나 '그 영화들을 통해 내 인생이 변했다. 새로운 삶을 결단한다. 하나님을 알고 싶다'는 고백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남기웅 대표는 "하나님께서 기독 영화에 대한 꿈을 주셨고, 2017년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를 시작으로 <폴란드로 간 아이들>, <교회오빠>, <야소(예수)>처럼, 세상의 눈으로는 작은 영화지만 그 안에 복음 메시지와 하나님 마음이 담긴 영화를 전할 때 영화가 사용되는 곳곳마다 하나님이 그 영혼을 만지시고 생명을 살리심을 경험했다"며 "한국에서 기독 영화의 점유율은 0.01%도 안 된다. 하나님이 불리지 않는 이곳에서 기독 영화가 상영되고 예배할 때,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실 줄 믿는다"고 강조했다.

남 대표는 "<무명 無名>은 6월 25일 전국 롯데시네마에서 개봉한다. 교회가 대관을 할 경우, 러닝타임 90분에 30분 시간을 더 준다. 같이 기도하고 찬양하며 영화를 보는, '영화로 드리는 예배'를 경험하실 수 있다"며 "단체 대관으로 못 오시는 성도님들을 위해 점심·저녁 시간 2회차 이상 상설 상영된다. 한 교회에서 성도 5명씩만 극장으로 보내주시면, 1년 내내 상영할 수 있다. 이 영화가 2025년 한국교회와 성도님들, 그리고 전 세계 디아스포라 한인 교회와 선교지 가운데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이라 믿는다. 영화가 전 세계 곳곳에 전해질 때, 여러분이 동역자로 함께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오다 나라지 선교사가 평양 숭실대에서 신사참배 반대 강연을 하는 모습. ⓒCGN
▲오다 나라지 선교사가 평양 숭실대에서 신사참배 반대 강연을 하는 모습. ⓒC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