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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설교학에서 해돈 로빈슨(Haddon Robinson)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설교학자로 평가받는 저자 아브라함 쿠루빌라 교수(The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는 설교 여정의 실질적인 길을 안내하는 신간 <설교의 길잡이>를 출간했다. 이 책은 설교를 단지 강단에서 선포되는 말씀이 아닌, 성경을 중심으로 공동체와 하나님을 연결하는 '영적 사건'이자 '신학적 소통'으로 이해하며, 그 고유한 여정에 필요한 신학적 비전과 실천적 기술을 종합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은 저자의 전작 <설교의 비전>에서 출발한 여정을 본격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확장된 실천편이다. 설교를 "하나님의 목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강해하여 전달함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성령의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의 형상을 닮아가는 사건"이라고 정의하며, 설교가 단순한 말하기 기술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뜻의 전달이자 형성의 사건임을 일깨운다. 이 점에서 <설교의 길잡이>는 제목 그대로, 진정한 '설교'의 본질을 추구하는 설교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실제적인 나침반이다. 

성경 본문에서 시작해 청중의 마음까지 이어지는 설교의 전 여정 

<설교의 길잡이>는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설교를 시작하는 첫 단계인 본문 선정과 기초 계획 수립부터, 신학적 주제 발견, 적용 개발, 설교의 구조화, 예화 사용법, 원고 작성과 전달 방식까지 설교 작성과 전달의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아우른다. 

특히 이 책의 중심은 페리코페(pericope) 신학에 있다. '페리코페'란 교회 안에서 예배나 설교에 적절한 분량의 성경 본문을 의미하며, 이 책은 각 페리코페가 담고 있는 신학적 핵심을 식별하고 그것을 어떻게 현대 청중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치밀하게 안내한다. 저자는 이 작업이 단순한 해석을 넘어 설교자의 신학적 통찰과 실천적 지혜를 요구하는 고귀한 과업이라고 강조한다. 

성경적이면서도 실천적인 설교, 교회를 살리고 성도를 빚는다 

이 책은 설교를 성경적이면서도 목회적이며, 신학적이면서도 청중 중심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파악한다. 설교는 결코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하나님과 성도 사이에서 살아 있는 대화이며,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해 가는 여정에 동참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설교자가 설교 본문에 대해 신학적으로 깊이 읽고, 그 본문에 깃든 하나님의 뜻을 정확히 분별하며, 그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구조화하고, 청중의 삶에 적용시킬지를 조목조목 안내한다. 특히 설교를 위한 장기 계획 수립(lectio continua), 페리코페 분석법, 적용으로의 이동, 예화 찾기, 원고 작성과 전달법까지 설교 사역의 모든 실천적 주제를 총망라한 점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설교는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가기 위한 사건이다" 

저자는 말한다. "설교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형상 변화의 사건이다." 그래서 설교는 단지 잘 말하는 기술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으로 성도들을 빚는 신학적 사역이며, 동시에 청중의 삶을 실제로 변화시키는 실천적 목회 행위이다. 

특히 오늘날 설교가 정보의 홍수 속에 의미를 잃고 있는 시대에, 저자는 본서에서 다시금 설교의 본질로 돌아갈 것을 호소한다. 설교자는 청중의 귀를 사로잡는 이야기꾼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나누어 성도를 그리스도 안에서 자라게 하는 사역자이기 때문이다. 

설교 사역을 시작하는 이들과, 흔들리는 강단을 붙드는 이들에게 

<설교의 길잡이>는 설교 사역을 이제 막 시작한 신학생, 강단의 본질을 고민하는 목회자, 그리고 설교학을 연구하는 학문적 탐구자 모두에게 유익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설교의 깊이와 폭을 새롭게 조망하고, 설교자가 되기 위한 실제적 훈련의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처럼 설교가 흔들리는 시대에, 이 책은 설교의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진정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