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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초장, 잔잔한 시냇가, 넘치는 잔, 평안한 인도... 시편 23편의 이미지는 많은 신자들에게 위로와 소망의 상징이다. 그러나 현실의 삶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광야 같고, 거칠고, 때로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신간 <광야에서 살아가는 양들의 고백>은 바로 이 간극을 정직하게 마주하며, 시편 23편을 다시 읽게 만든다.  

이 책은 "왜 하나님을 목자로 삼고 살아가는데도 내 삶은 푸른 초장이 아니라 광야 같은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시편 23편의 문맥 속에서 진솔하게 풀어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성도들이 거칠고 고된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을 목자로 고백할 수 있도록 돕는다. 

광야는 하나님의 부재가 아니다 

오늘날 많은 신자들은 자신의 삶이 축복보다는 시련에 가까울 때, 하나님과 멀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진다. <광야에서 살아가는 양들의 고백>은 바로 이 지점에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저자는 양의 생태를 언급하며, 양은 본래 광야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목자의 돌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라고 설명한다. 

양은 길을 잃으면 혼자 돌아오지 못한다. 목자가 찾아가야 한다. 양은 약하고 어리석다. 그러나 목자가 있다면 안전하다. 하나님은 바로 그 목자이시며, 우리를 친히 아시고, 손바닥에 이름을 새기기까지 하신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이나 모세만이 아니라, "나 같은 사람도" 아신다는 고백은 이 책의 가장 절절한 진실 가운데 하나다. 

시편 23편, 광야에서 다시 읽기 

이 책은 단순한 성경 묵상이 아니다. 시편 23편을 광야의 맥락 속에서 해석한다. 잔잔한 시냇가도, 푸른 풀밭도, 오히려 광야를 지나는 중에 마주하는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는 고백은 평탄한 삶의 결과가 아니라, 거친 삶 속에서 끌어올린 믿음의 고백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인생의 광야는 하나님이 우리를 버린 흔적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이 여전히 우리를 돌보고 계심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한다. 푸른 초장으로 보이지 않는 삶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목자의 인도하심 아래 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부족함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는 역설적 통찰을 제시한다. 

"하나님이 나의 목자시니,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책의 말미에 이르면, 독자는 시편 23편의 고백이 단지 평안할 때만 드릴 수 있는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단지 시편 23편의 아름다움을 해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고백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를 실제적인 삶의 언어로 들려준다. 

"하나님이 나의 목자시니,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책은 그 고백을 위한 여정이다. 치열한 삶 속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을 목자로 신뢰하는 사람들을 위한 신앙의 기록이다. 푸른 초장이 아니라 광야에서, 무성한 나무 그늘이 아니라 사막의 열기 속에서 드리는 고백이야말로 진짜 믿음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잊지 않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