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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입니다." 이 책은 고난과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복음의 본질을 다시금 일깨우고, 머리로 아는 믿음이 아닌 삶으로 살아내는 믿음을 깊이 묵상하게 한다.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로마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설교 모음집으로, 하나님의 언약과 구속의 섭리를 삶의 언어로 풀어낸 기록이다. 

로마서에서 길어 올린 복음의 생명수 

책의 중심에는 사도 바울의 회심과 복음의 정수인 로마서가 자리잡고 있다. 저자는 각 장마다 로마서의 말씀을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믿음으로 산다는 것"이 실제로 어떤 삶을 뜻하는지를 진지하게 묻는다. 히브리어 '에베드(종)'의 의미나, '하타트(죄)'라는 단어 속에 담긴 문자적·상징적 해석은 말씀을 신학적으로도 깊이 있게 조명하게 만든다. 

특히 죄에서 의로 옮겨지는 신자의 길을 차분히 인도하면서, 머리로 아는 신앙을 넘어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실제로 살아내려는 실천적 믿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신자에게 단순한 교리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복음을 아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복음을 삶으로 살아내도록 도전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정말 나의 왕인가?" 

저자는 오늘날의 시대를, 사람들이 하나님보다 자기를 더 사랑하고, 돈과 쾌락을 더 따르며, 교만과 비방이 넘쳐나는 시대라고 말한다. 그 가운데 "의인"의 정체성은 자주 희미해진다. 바울이 예수님을 만난 뒤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았던 것처럼, 우리 역시 복음을 머리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삶으로 살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신자들이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거나 성령 체험을 했다고 말하지만, 그 신앙이 끝까지 유지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인간 안에 있는 죄의 본성이 여전히 믿음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참된 믿음은 단지 한순간의 감정이나 체험에 의존하지 않고, 날마다 말씀을 따라 걷는 여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형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죄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신학적 묵상 

책의 한 부분에서는 '죄'라는 개념을 히브리어 상형문자 분석을 통해 풀어낸다. '하타트'라는 단어 안에 담긴 자음 하나하나가 죄의 본질을 상징한다고 설명한다. 울타리를 뜻하는 '헤트', 독을 품은 뱀의 모습을 닮은 '타브', 그리고 하나님(엘로힘)을 상징하는 '알레프'가 조합된 이 단어는, 인간이 죄 가운데 있을 때 어떤 상태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즉, 죄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단절을 만들고, 인간 스스로 왕이 되려는 교만한 상태이며, 하나님께 반항하려는 본성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 같은 통찰은 죄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하고, 복음이 왜 절대적으로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인식하게 만든다. 

"복음은 시작이자 완성이다" 

오늘날 교회 안팎에서 복음을 외치는 목소리는 많지만, 정작 그 복음이 축소되거나 오해되는 경우도 많다. 저자는 대표적인 예로 한국의 '구원파'를 들며, 그들이 십자가의 구속을 강조하면서도 그 이후의 삶을 무시하는 태도를 비판한다. 그들은 "우리는 이미 의인이 되었다"고 말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의인'은 단순히 죄가 없어진 상태가 아니라, 믿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로마서 1장 17절의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말씀은, 단지 죄 용서의 선언이 아니라 그 이후의 삶 전체를 아우르는 말씀이라는 것이다. 믿음은 그 자체로 삶이 되어야 하며, 복음은 신자의 삶 전반을 변화시키는 능력임을 저자는 강조한다. 

고난 중인 성도들에게 전하는 복음의 위로 

이 책은 특히 고난 가운데 있는 신자들에게 큰 위로와 소망이 되어 준다. 지금은 완전한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날을 기다리는 이 시기가 바로 '마지막 은혜의 시대'라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믿음이 더욱 소중하며, 말씀이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도록 해야 한다고 권면한다. 

복음의 본질을 다시 묻고 싶은 이들에게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단순한 설교집이 아니다. 성경의 핵심 메시지를 다시 되묻고, 신자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묵상하도록 돕는 신앙의 동반자와 같은 책이다. 성경을 단지 지식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이 시대에, 이 책은 간절한 기도와 삶으로 녹아든 복음적 설교를 통해 신자들의 믿음을 다시 뜨겁게 일으켜 세운다. 

말씀 공부에 새로운 통찰을 더하고 싶은 독자, 로마서를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읽고 싶은 목회자와 신학생, 그리고 무엇보다 고난 중에도 믿음을 지키고자 애쓰는 모든 성도에게 이 책은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