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교회 강단에서 들리는 설교는 청중의 공감, 실용성, 동기부여, 명확한 메시지를 중심에 둔다. 많은 설교자들이 메시지의 효과성과 적용 가능성을 고민하며, 어떻게 하면 청중을 더 잘 설득하고 변화시킬 수 있을지를 중심에 놓고 설교를 준비한다. 그러나 미국의 설교학자 마이클 패스콰렐로(Michael Pasquarello)는 이러한 접근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설교는 정말 그저 전달 기술의 문제인가? 아니면 그것 이상이어야 하는가?"

그는 <하나님, 아름다움, 설교>를 통해 오늘날 설교가 잃어버린 '기쁨'과 '아름다움'의 감각을 회복할 것을 요청한다. 이 책은 설교를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름다우심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송영(doxology), 곧 예배로 이해할 것을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참된 설교는 인간의 영혼을 흔드는 예술적 행위이며, 교회를 하나님을 기뻐하는 공동체로 빚어가는 사랑의 언어다.

아우구스티누스로부터 받은 통찰: 설교와 기쁨

패스콰렐로는 설교자이자 설교학 교수로서, 오랫동안 "기쁨"이라는 개념이 설교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고민해왔다. 그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고전적 저작들인 <고백록>과 <기독교 교리론>을 읽으며 설교가 단순한 도덕 교육이나 정보 제공의 도구가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이를 통해 성도들이 하나님을 즐거워하도록 이끄는 도구임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동료 설교자들과 이 주제를 논의할 때면 대화는 종종 "효율적 설교법"이나 "성도 반응 중심의 설교"로 흐르곤 했다. 저자는 이러한 흐름에 먹먹함을 느꼈고, 그 아쉬움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설교가 단지 '유익한 조언'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기 계시를 성도들이 함께 바라보며 기쁨으로 반응하는 공동체적 찬양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설교는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조명하는 미학적 예배

<하나님, 아름다움, 설교>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설교의 본질을 '미학적 행위'로 다시 자리매김하는 대목이다. 저자는 설교를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사랑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송영으로 이해한다. 설교자는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라,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분의 아름다움을 깊이 인식하는 '예배자'다. 설교는 성경 본문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과 선하심을 드러내고, 성도들의 마음을 그분께로 향하게 하는 도구다.

그는 아우구스티누스, 마르틴 루터, 존 웨슬리 등 고전 설교자들의 전통을 돌아보며, 이들이 어떻게 설교를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구속사적 진리를 조명하는 예배의 방식으로 여겼는지를 해설한다. 루터에게 있어 설교는 십자가에서 고난당한 그리스도의 "낯선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통로였고, 웨슬리에게 있어 거룩한 설교는 곧 거룩한 공동체를 세우는 사랑의 언어였다.

설교자와 교회 공동체를 향한 소명

패스콰렐로는 이 책을 통해 설교자에게 두 가지 요청을 전한다. 첫째, 설교자는 자신의 말과 삶이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반영하도록 스스로를 성령 안에서 성화된 존재로 드려야 한다. 둘째, 설교는 교회를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공동체로 세우는 사역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는 "오늘날 교회가 분열되고, 교단이 생존에 몰두하는 시대에도, 삼위일체 하나님을 예배하며 그리스도를 기뻐하는 공동체는 여전히 살아 있는 하나님의 아름다움의 증거"라고 말한다. 그는 설교가 거룩한 언어로, 잘 표현된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따라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설교의 본질을 다시 묻다

<하나님, 아름다움, 설교>는 목회자와 설교자, 신학생은 물론, 예배와 예전, 공동체 신학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책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이들에게 유익하다: 설교를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기법이 아니라 예배의 연장선으로 이해하고 싶은 이들, 기독교 공동체가 왜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말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신학생, 설교와 영적 형성, 공동체의 성장을 통합적으로 고민하는 목회자, 오늘날의 설교 문화가 지닌 실용주의적 한계를 자각하고 있는 설교자 등이다.

복음의 아름다움으로 말하게 하라

책은 이렇게 말한다. "설교는 송영적 언어의 표현이다. 성령의 사랑이 교회를 깨워,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진 창조와 구원의 선물을 기뻐하게 한다." 설교는 하나님의 사랑과 아름다움을 향한 인간의 응답이며, 세례 받은 자들이 성령 안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삶의 언어다.

마이클 패스콰렐로는 이 책을 통해 설교자들에게 한 가지 도전을 남긴다. "우리의 설교가, 우리에게 큰 기쁨이 되시는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조명할 수 있도록." 이것이 오늘날 교회가 회복해야 할 설교의 참된 목적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