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성결혼 합법화·성별정정 문제도 조사
미답변한 유력 3인은 기사 등으로 추정
17개광역시도악법대응본부, 거룩한방파제통합국민대회, 진평연, 동반연 등 700여 기독교계 및 보수 성향 단체들이 연대한 '올바른 대통령을 원하는 단체 연합'(이하 올대연)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대통령 선거 정책질의 결과'를 발표했다.
올대연은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기 위해 각 후보에게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동성결혼 합법화 ▲성전환 수술 없는 성별정정에 대한 입장을 질의했고, 이에 권영국(민주노동당), 황교안(무소속), 송진호(무소속) 후보가 직접 응답했다고 밝혔다.
응답 결과에 따르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명확하게 '반대' 입장을 밝힌 후보는 김문수(국민의힘)와 황교안, '찬성' 입장을 밝힌 후보는 권영국과 송진호였다.
김문수 후보는 올대연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은 하지 않았지만, 공개 연설 등을 통해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점을 근거로 '반대'로 분류됐다. 김 후보는 5월 20일 연설에서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취업에 특혜를 준다면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에겐 오히려 역차별"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했던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뿐 아니라 범죄 전과자까지도 보호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어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법대로라면 조두순이 초등학교 수위를 해도 막으면 차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월 18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경제 분야 TV토론에서 권영국 후보의 관련 질문에 대해 "차별금지법의 방향은 맞다고 본다"면서도 "현안이 너무 복잡해 새롭게 논쟁과 갈등이 심화되면 당장 해야 할 일들을 하기 어렵다"고 사실상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 후보는 2017년 한국여성대회에서 "공공기관·금융기관에 성소수자 30% 채용을 의무화하겠다"는 발언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국민의힘 대표 시절이던 2021년 6월 17일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은 시기상조"라며 "입법 단계에 이르기에는 사회적 논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올대연은 이 같은 과거 발언을 바탕으로 이준석 후보를 반대 입장으로 추정했다.
한편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선 황교안·송진호 후보가 반대, 권영국 후보가 찬성 입장을 밝혔으며, 이재명 후보는 유보적이었고, 김문수·이준석 후보는 입장이 확인되지 않았다.
▲'올바른 대통령을 원하는 단체 연합'(이하 올대연)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대통령 선거 정책질의 결과'를 발표했다. 길원평 한동대 석좌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올대연
'성전환 수술 없는 성별정정'에 대해선 황교안·송진호 후보가 반대, 권영국 후보가 찬성했다. 이재명·김문수·이준석 후보는 이 사안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올대연은 "세 가지 질의는 참여 단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핵심 사안"이라며 "후보자들이 정책에 이를 반영해 달라는 요청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 측에서 향후 공문으로 수정 의견을 보내오면 공식 입장 여부를 확인한 뒤 결과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평연 집행위원장 길원평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차별금지법, 동성결혼, 성별정정과 같은 이슈는 단순한 정책을 넘어 사회의 근본가치와 직결된 문제"라며 "국민들이 각 후보의 명확한 입장을 파악하고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번 질의의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