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린 두 번째 TV 토론회에서 주요 대선 후보들이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반면 건강보험 재정과 간병비 보장을 두고는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격한 설전이 이어졌다.
23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청년층의 불만을 언급하며 "2차 구조개혁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청년들을 대표로 포함해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불리하지 않은 방향의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안한 '자동조정장치 도입'에 대해서도 김 후보는 "젊은 세대가 '나는 내기만 하고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며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중 보장을 통해 이런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역시 "노인 빈곤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금까지 준비가 매우 부족했다"고 진단하며 "18년 만에 모수개혁을 했지만 이제는 구조개혁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완벽한 해법만을 요구하면 어떤 개혁도 진행될 수 없다"며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 후보는 국민의힘과의 협상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보험료율 13%까지는 합의했으나, 소득대체율 50%냐 43%냐를 두고 갈등이 계속됐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담판을 시도했으며, 44%까지 양보했지만 끝내 국민의힘이 거부해 43%로 합의됐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서는 건강보험 재정과 간병비 보장을 두고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간의 날카로운 공방도 벌어졌다. 이준석 후보는 "간병비를 건강보험 보장 항목에 포함하면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15조 원에 달하는 간병비를 감당하려면 결국 건강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033년까지 건강보험 준비금이 33조 원 적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며 "그에 맞는 보험료 인상 계획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의료쇼핑으로 불리는 과잉 진료를 조정하면 재정 절감이 가능하다"며 "그 절감된 재원을 활용해 간병비 보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지, 처음부터 15조 전액을 감당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준석 후보는 "재원 대책도 없이 공약을 내세우고, 정작 건강보험료 인상 가능성은 부인한다"며 "결국 훈계성 답변만 늘어놓은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는 언제나 과잉되게 문제를 확대 해석한다"며 "그렇다면 본인은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의료 혜택은 과감히 축소하고, 메르스와 코로나처럼 일시적으로 급증한 진료 항목은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한 "문재인 정부의 문재인 케어로 인해 MRI 사용이 급증했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MRI를 많이 찍는 나라가 됐다"며 "이 후보의 접근은 차베스식 포퓰리즘과 닮아 있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