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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다음 세대의 신앙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대한 과제가 되었다. 디지털 미디어와 세속적 가치가 지배하는 환경 속에서, 자녀에게 신앙을 전수하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심는 일은 단순한 교육을 넘어선 영적 전쟁의 영역이 되고 있다. 이런 복잡한 시대적 요구 속에 현유광 목사의 신간 <신앙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는 부모와 교회 지도자들에게 깊이 있는 통찰과 실천적 도전을 동시에 던지는 책이다.  

이 책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신앙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모두가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현실 앞에 이 책은 길을 제시한다. 

사랑으로 시작해서 공동체로 완성되는 신앙교육 

<신앙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는 교육의 출발점으로 삼위 하나님의 사랑을 제시한다. 신앙교육은 단지 정보의 전달이나 외형적 행위의 학습이 아닌,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고 전하는 여정임을 강조한다. 

이 책의 구조는 그 신학적 기반 위에서 성경적 원리, 교육학적 이해, 실제적 실천이라는 세 축으로 짜여 있다. 특히 교육학자 비고츠키의 근접발달영역(ZPD) 개념을 신앙교육에 창의적으로 적용한 부분은 돋보인다. 저자는 아이들이 '스스로는 할 수 없지만 성인의 도움을 통해 할 수 있는' 지점에서 신앙도 자란다고 말하며, 신앙교육 역시 아이의 발달 수준과 내면의 세계를 깊이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함을 강조한다. 

"우리 가짜기도 해요" - 아이의 말 속에 숨은 신앙교육의 단서 

책에 소개된 인상 깊은 사례 하나: 초등학교 1학년 자녀에게 식사기도를 부탁하자 아이는 "우리 가짜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순간 당황스러울 수 있는 이 상황은, 사실 아이가 '각자 기도'라는 표현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엄마가 부드럽게 설명해주자 아이는 금세 그 의미를 깨달았다. 

이 장면은 단순한 일화가 아니라, 아이의 언어·인지·정서 수준을 이해하지 못한 채 강압적으로 신앙을 전달하려는 잘못된 교육 방식에 대한 경고다. 진심 없는 반복, 무의미한 암기, 겉모습만 강조되는 신앙교육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설명, 공감, 그리고 함께 배워가는 자세다. 

신앙교육, 열정만으로는 안 된다 

많은 교사들과 부모들은 열정을 가지고 신앙교육에 임한다. 하지만 저자는 강조한다. "신앙교육은 가르치는 자의 열정만으로 되지 않는다." 책은 신앙교육에서 자주 일어나는 오해와 실수들을 조목조목 짚는다: ▲아이가 성경 이야기를 암송하지만 삶에 연결하지 못하는 경우 ▲기도를 말로는 따라 하지만, 그 의미를 모르는 경우 ▲교회 활동은 활발하지만 복음의 본질은 모호한 경우 

이런 상황은 신앙교육이 실패했다는 뜻이 아니라, 접근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저자는 신앙을 단순 지식으로 전달하기보다, 아이의 현실과 삶, 감정과 맥락 속에서 '의미를 연결하고 관계를 세우는 방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회와 가정이 함께 만드는 '쉐마 공동체' 

<신앙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는 무엇보다도 가정과 교회의 협력, 즉 공동체의 역할을 강하게 부각시킨다. 저자는 신명기의 쉐마(신 6:49)와 예수님의 지상명령(마 28:1920)을 바탕으로, 신앙교육의 주체가 되는 부모와 교회 지도자들의 삶의 태도와 실제적 실천을 제시한다. 

책의 마지막 장은 각 주체별로 해야 할 역할을 정리하고, 실천 가능한 방안들을 소개한다. 예를 들면 ▲하루 3분 말씀 나누기 ▲감사 일기 함께 쓰기 ▲가족 성경극 만들기 등 부모가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담고 있다. 

또한 교회 지도자들을 향해서는 "성도들이 복음을 알고, 전하고, 살아내도록 도와야 한다"는 사명을 상기시킨다. 그저 지식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삶을 양육하는 것이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임을 강조한다. 

성경·신앙·교육학의 융합적 접근 

이 책은 성경 해석, 신학, 교육 이론을 균형 있게 결합한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성경의 주제'부터 '신앙이란 무엇인가?', '신앙교육이란 무엇인가?', '신앙교육,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까지 네 부에 걸친 구조 속에서, 독자는 이론과 실제를 함께 배우게 된다. 저자는 기독교인이 아닌 교육학자의 이론도 하나님의 진리를 담고 있다면 분별하여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기독교 교육자의 분별과 통찰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가장 따뜻한 안내서 

<신앙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는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신앙의 씨앗을 심고자 애쓰는 이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는 책이다. 단지 아이를 변화시키기 위한 책이 아니라, 부모와 교사 자신이 먼저 변화하고 깨어나기를 요청하는 책이다. 

신앙의 본질을 붙잡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성경과 삶을 연결하며 살아가는 이 교육 여정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그 길을 사랑과 공동체, 말씀과 기도로 함께 걸어가자고 조용히, 그러나 강력히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