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들 사이에서 오랜 시간 한국사 대표 강사로 자리매김해 온 전한길 씨가 강의계를 떠난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로도 알려졌던 그는, 강단에서의 공식 은퇴를 선언하며 교육계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14일 공무원 수험 전문 온라인 강의 플랫폼 '메가공무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전 씨의 은퇴 소식을 전하는 공지문을 게재했다. '전한길 선생님 은퇴에 따른 강좌 수강 안내'라는 제목의 이 공지에서 메가공무원 측은 "그동안 전한길 선생님의 강의를 수강해주신 모든 수강생과 회원분들께 아쉬운 소식을 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지에 따르면 전한길 강사의 은퇴로 인해 메가공무원과의 강의 계약은 종료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신규 강좌는 더 이상 개설되지 않으며, 기존 강좌의 경우 최종 서비스 종료일인 2026년 10월 31일까지 수강 신청 및 구매가 가능하다. 

메가공무원 측은 기존 유료회원들의 수강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향후 타 강사의 한국사 강의를 추가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특히 메가공무원이 운영 중인 '메가패스' 수강생들을 위한 대체 콘텐츠 마련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메가패스'는 수험생이 수능까지 모든 강좌를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는 통합 수강 상품이다. 

전한길 강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 '전한길뉴스'를 통해 직접 향후 계획을 전했다. 그는 "강단에서는 물러나지만, 이는 은퇴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이제는 '전한길뉴스' 발행인으로서 언론인의 길을 걸으며 국민의 대변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전 씨는 이미 지난달 8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은퇴를 시사한 바 있다. 당시 그는 "26년 동안 역사 강의를 해왔는데, 이제 그만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최근 몇 년간의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이후 제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하며, 그 과정에서 겪은 개인적 충격도 함께 털어놓았다. 이어 "방송사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고, 가까운 지인들과도 관계가 끊겼다"며 "존경한다고 말하던 제자들로부터 실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아내와도 이혼 이야기가 오갔다"고 밝혔다. 

전한길 강사는 수험생들에게는 '암기 위주'가 아닌 흐름 중심의 역사 강의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교재와 강의는 수년간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공무원 시험 한국사 과목의 핵심 강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치적 입장 표명 이후 전 씨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비판이 이어지며 교육 현장에서도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은퇴 선언은 이런 흐름 속에서 전한길 강사가 새로운 진로를 선택한 결과로 보인다. 

그는 강의실을 떠나지만, 언론 활동이라는 또 다른 무대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한 만큼, 향후 그의 행보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