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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BTS에 열광하고, 매운맛에 탐닉하며, 뒷담화에 몰두하는가?" 이 흥미로운 질문에서 출발하는 책 『문화는 유전자를 춤추게 한다』는 인간 문화를 생물학적 관점에서 조명하며, 유전자와 문화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해왔는지를 탐구한다.  

저자인 연세대학교 생물학과 장수철 교수는 "K팝 유전자가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시작으로, 한식과 한국 드라마 등 현대 대중문화의 현상을 진화생물학적 시각에서 분석한다. 그는 문화가 단순한 사회적 유행이나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인간의 생존과 번식을 위한 유전자의 전략일 수 있음을 밝힌다. 

이 책은 유전자가 문화 선택에 영향을 주고, 문화 또한 유전자 진화에 영향을 미쳐온 과정을 설명하는 '유전자-문화 공진화(Gene-Culture Coevolution)' 이론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장 교수는 인간의 성 진화, 가족구조, 언어, 사회성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다른 생물과 구별되는 복잡한 문화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지배종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어떤 문화 예술이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선호된다면, 그 배경에는 생물학적 이유가 존재하며, 이는 유전자의 수준에서 반영된다"고 주장한다. 문화는 인간의 의식적 선택이 아니라, 유전자의 생존 전략이 투영된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에서 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대하다"며,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 온 다른 생물과 달리, 인간은 스스로 만든 문화라는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왔다"고 설명한다. 문화는 이제 인간의 진화 방향을 바꾸는 주요한 동인이자, 유전자에 피드백을 주는 구조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문화는 유전자를 춤추게 한다』는 문화와 생물학,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통섭적 접근을 통해 인간 본성과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통찰을 제공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BTS, 매운 음식, 뒷담화 같은 문화 요소들이 단순한 취향이 아닌 유전자와 생존 전략의 결과일 수 있다는 관점은 인간 존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확장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