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 나라 어린이, 어른의 모범
주로 가정에서 훈계와 교육 중시
별도 기관으로 게토 만드는 대신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도록 해
어린이의 탄생: 1세기 교회 어린이 이야기
W. A. 스트레인지 | 유재덕 역 | 브니엘 | 296쪽
"어린이는 하나님 나라의 제자직을 상징하는 모범이었다. 예수님이 보기에 어린이는 어른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길을 제시하고 어른이 하나님 나라에서 예수님을 어떻게 따라야 할지 보여준다."
<어린이의 탄생: 1세기 교회 어린이 이야기>2천 년 전 예수님 시대 어린이들의 삶이 어땠는지, 그리고 당시 초대교회의 어린이 교육과 성례(세례와 성찬) 등을 살피면서 오늘날 어린이를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제시하는 책이다.
예수님은 어른이 어린이의 모범이 되는 지상의 나라에서와 반대로, 하나님 나라에서 어린이가 어른의 모범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지금처럼 귀하게 여겨지지 않던 어린이들에게 주목하셨고, 어린이들이 당대 수많은 계층의 사람들보다 진리의 계시에 한층 개방적이라고 보셨다.
예수님은 그 짧은 생애 가운데, 어린이들에게 놀라울 정도로 관심을 보이셨고, 제자들도 그렇게 하도록 분명히 기대하셨다. 그러나 어린이에게 직접 말씀하시거나 그들을 제자로 부르시진 않았다는데 저자는 주목한다.
"어린이는 하나님 나라의 학습자가 되도록 부름을 받은 게 아니라 성인 학습자들이 배워야 할 모범이었다. 예수님은 어린이의 모습을 긍정했지만 어른에게는 어린이가 따라야 할 사람이 되도록 도전했다."
그래서 제자들은 후일 교회를 형성하고 공동체와 제도적 형태를 갖추면서, 예수님께서 어린이를 대하던 모습에 충실하고 어린이에 대한 예수님의 확실한 지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초대교회의 어린이 교육 방식은 그에 대한 답이었다.
초대교회 어린이 교육은 서신서에 나오듯 주로 가정에서 이뤄졌고 훈계와 교육을 중요시했지만, 교회가 별도 교육기관을 갖추진 않았다. 그들은 기독교적 게토를 만드는 대신,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게 했다.
'어린이 세례'는 3세기가 되어서야 언급되기 시작하는데, 이미 세례가 정립된 관습인 것처럼 묘사된다. 확실한 것은 4세기 아우구스티누스가 최초로 유아 세례에 대한 신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유아 세례를 받은 어린이들은 성찬에도 참여할 수 있었지만, 12-13세기 들어 참석 연령이 제한되기 시작했다.
종교개혁 이후 출현한 개신교 교회들도 이러한 전통을 대체로 따르고 있는데, 지금은 세례를 받은 아이들이 왜 성찬은 나눌 수 없는지 의문을 제시하는 교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저자는 이에 대해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와 기회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생각과 실천을 다시 생각하도록 이끌어가고 있다"고 논의의 장을 열고 있다.
책에서는 마지막으로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어린이를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를 모색하고 있다. 저자는 어린이를 사랑하고, 주님 안에서, 그들을 성경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등 큰 틀을 제시하고 있다. 부록으로 유대인들의 어린이 교육 방식도 덧붙였다.
어린이날과 가정의 달을 맞아 한 번쯤 되새겨 볼 만한 주제의 책이다. 2024년 국내에 출간됐다. 원제 'Children in the Early Church: Children in the Ancient World, the New Testament and the Early Church'.
"오늘날 우리는 초기 교회가 했던 일을 그대로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이를 우선순위로 삼아야 하는 도전은 시간이 지나도 그 절박함이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 주님에게 충실한 교회는 주님이 그토록 아꼈던 어린이들에 대한 사랑보다 더 확실한 방법으로 그 충실함을 보여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