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더 좋은 반응에 감사
기술적 완성도, 자신 있었지만
국내 시장 작아 북미 타깃으로
청교도 국가 시장성 확신 있어
기독교 작품들 주로 의미 추구
재미 놓치지 않도록 많은 노력  

예수 그리스도의 일대기를 주요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가 미국에서 가장 흥행한 한국 영화가 됐다.

한국 영화인들이 만든 <킹 오브 킹스>는 지난 11일 개봉 후 16일 만인 27일 누적 수익 5,451만 달러(약 786억 4,700만 원)를 달성했다.

이는 미국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인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가뿐히 뛰어넘은 기록이다. <기생충>의 최종 매출액은 5,384만 달러(약 777억 원)였다. 아직 상영 일정이 많이 남아 있어 최종 매출은 이보다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본지는 영화를 제작한 모팩스튜디오(이하 모팩) 측에 관련 내용들을 질의한 바 있다. 모팩 측은 "어느 정도 흥행 기대치는 있었지만, 예상보다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감사하고 있다"는 말부터 꺼냈다. 

▲영화 속 ‘최후의 만찬’ 장면. ⓒ모팩
▲영화 속 '최후의 만찬' 장면. ⓒ모팩 

찰스 디킨스의 <예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를 원작으로 삼은 애니메이션 제작 동기에 대해 "오랫동안 VFX(visual effect, 특수영상 또는 시각효과)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회사로, 기술적 완성도에는 자신이 있었다"며 "이를 가장 잘 활용할 방법이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해, 콘텐츠 제작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모팩 측은 "그러나 국내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 기술력을 보여줄 만한 규모의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북미 시장을 주 타깃으로 삼고, 그 시장에서 소구 가능한 콘텐츠를 찾기 시작했다"며 "처음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기에 원작이 있는 작품을 하기로 하고 '퍼블릭 도메인(저작권 없는 저작물)' 원작들을 찾던 중, 찰스 디킨스가 쓴 <예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라는 소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팩 장성호 대표가 크리스천이기도 하고, 청교도들이 세운 나라인 미국이라면 이 작품이 시장성이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기존 크리스천 콘텐츠들이 의미를 추구하다 보니 재미를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어, 그 부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영화 속 예수님의 모습. ⓒ모팩
▲영화 속 예수님의 모습. ⓒ모팩 

우리 구원하신 주님 주제 명확
시공 초월 주님 탄생-부활까지
함께 하면서 의미 깨닫는 구성
설교나 강요 느낌 없도록 신경
비신앙인, 부담없이 보게 해야
전도 유용한 도구로 쓰임 받길

스토리나 제작 과정에서 중시한 부분에 대해선 "무엇보다 복음의 핵심인 '우리를 구원하신 주님'이라는 명확한 주제를 절대적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디킨스의 막내아들인 월터가 시공을 초월해 주님의 탄생부터 부활까지의 여정을 함께 하면서 그 의미를 깨닫는 과정을 그리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특히 "설교나 강요하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 이는 비신앙인도 부담없이 보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며 "성경을 한 줄도 안 읽어본 사람, 교회를 한 번도 안 가본 사람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따라가게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모팩 측은 "장성호 대표는 이 작품이 전도의 유용한 도구로 쓰임 받기를 원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작품은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듄>,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오스카 아이작(Oscar Isaac)이 예수, 007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피어스 브로스넌(Pierce Brosnan)>이 빌라도, <오펜하이머>,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 등의 케니스 브레너(Kenneth Branagh)가 찰스 디킨스, <킬 빌> 등의 우마 서먼(Uma Thurman)이 캐서린 디킨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등에 출연한 마크 해밀(Mark Hamill)이 헤롯 왕 등을 맡았다.

▲북미에서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한국 제작진의 영화 <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 중 예수님의 모습. 영화는 찰스 디킨스의 <예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를 원작으로 한다. ⓒ모팩스튜디오
▲북미에서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한국 제작진의 영화 <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 중 예수님의 모습. 영화는 찰스 디킨스의 <예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를 원작으로 한다. ⓒ모팩스튜디오 

이에 대해 "미국 주류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위해 헐리우드 스타급 배우들을 최소 한두 명 이상 캐스팅해야 한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훌륭한 캐스팅이 가능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섭외 비결로는 "당연히 예수님 이야기였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특히 오스타 아이작, 케네스 브레너, 피어스 브로스넌은 본인들의 신앙이 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이유였다고 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캐스팅 및 보이스 디렉터 제이미 토마슨이라는 분이 중요한 역할을 해 주셔서 가능했다"며 "그분 또한 크리스천이라 더 열심히 해주셨을 것이고, 기적 같은 일"이라고 했다.

국내 개봉 계획은 "방학 시즌인 7월 말 정도로 예정하고 있다"며 "미국 개봉 준비로 경황이 없기도 했고, 한국은 더빙판을 함께 준비해야 해서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어 더빙판에도 유명 배우 또는 크리스천 배우들이 함께할지 기대를 모은다.

▲영화 중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의 모습. ⓒangel.com
▲영화 중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의 모습. ⓒangel.com 

영화 <킹 오브 킹스>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는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가 어린 자녀들을 위해 쓴 <예수의 생애>를 각색했다.

미국 개봉 당일인 11일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면서 입소문을 탔고, 첫날 하루 만에 701만 275달러(약 101억 원) 이상의 티켓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지금도 해외 박스오피스 집계상 6위를 기록하고 있다.

기독교적 내용을 담은 영화가 기독교적 국가인 미국에서 부활절 전후 개봉했고,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몰렸다고 한다. 이에 성경 소재 애니메이션 역사상 북미 최대 개봉관 수를 차지했다.

관람객들 평점도 좋은 편이다. 영화평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 97%, 시네마스코어 A+의 평점을 각각 받았다.

▲영화 중 예수께서 발을 씻기시는 모습. ⓒangel.com
▲영화 중 예수께서 발을 씻기시는 모습. ⓒangel.com 

러닝타임 105분의 이 영화는 장성호 모팩 대표가 연출·각본·제작을 맡고 김우형 촬영감독이 제작을 함께했다. 영화를 만든 장성호 대표는 한국 컴퓨터그래픽(CG)과 VFX 분야 선구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음악은 영화 <최종병기 활>, <명량> 등을 작업한 김태성 감독이 맡았다.

북미 배급을 맡은 에인절 스튜디오도 기독교 전문 배급 업체로 알려져 있다. 2023년 저예산 스릴러 <사운드 오브 프리덤>으로 북미에서 1억 8,400만 달러(약 2,624억 원)의 수입을 올린 기록이 있는데, 이번 <킹 오브 킹스>가 이를 경신할 수 있을지도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