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8일 워싱턴을 찾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가운데)이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만나 부인 한지희씨(오른쪽)를 소개 후 사진을 찍고 있다. ⓒ신세계그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8일 워싱턴을 찾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가운데)이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만나 부인 한지희씨(오른쪽)를 소개 후 사진을 찍고 있다. ⓒ신세계그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다음 주 한국을 방문한다. 이번 방한을 통해 그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한미 경제 교류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해 오는 30일 국내 주요 그룹 오너들과 비공개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정 회장이 재계의 요청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와의 소통 채널을 마련하고자 직접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트럼프 주니어와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온 정 회장이 가교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국내 10대 그룹을 중심으로 주요 총수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과의 면담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 주요 재계 인사들도 만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번 방한에서는 정치권이나 관료들과의 공식 만남은 예정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미국 대선과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행정부에서 '막후 실세'로 불릴 만큼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그의 방한은 한미 간 경제 협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번 만남을 주선한 정용진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오랜 기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정 회장은 지난해 1월 자신의 SNS를 통해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10여 년 전 한 언론사 행사에서 처음 만난 인연을 소개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을 받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아내 한지희 씨와 함께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이들은 공식 취임식 전 프라이빗 행사뿐만 아니라, 취임식 당일 열린 '스타라이트 볼(Starlight Ball)' 무도회에도 참석했다. 이 행사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트럼프 주니어 가족과 주요 인사들이 함께하는 만찬 및 사교 행사로, 정 회장의 대미 인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정 회장은 당시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주니어와의 관계에 대해 "원래 친한 사이"라며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스스럼없이 만나는 사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만나면서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회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복음주의적 성향을 지닌 트럼프 일가와 종교적 철학에서도 일정 부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종교적 지향성과 개인적 친분이 바탕이 되어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한미 양국에서 긴밀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의 이번 방한이 한미 경제 관계에 어떤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재계에서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긴밀한 경제 협력 채널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