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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를 떠올려 보세요."

동화 작가 고정욱이 새로운 에세이 『어릴 적 내가 되고 싶었던 것은』을 출간했다. 이 책은 길을 잃은 이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성찰한 이야기를 담은 진솔한 기록이다. 

고 작가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중증 장애를 안고 성장했다. 그는 인생에서 두 차례의 큰 좌절을 경험했다고 고백한다. 첫 번째는 의대를 목표로 했으나 건강 문제로 진학을 포기해야 했던 일이고, 두 번째는 교수가 되기 위해 수년간 준비했지만 끝내 임용되지 못했던 일이다. 이 두 번의 실패는 깊은 자책과 좌절로 이어졌지만, 결국 그는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고 작가는 책에서 당시 자신이 간절히 원했던 직업들의 공통점이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과정을 담담히 풀어낸다. 그리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글쓰기'를 통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게 되면서 작가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 그는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그 동력은 '소명'에 있었다고 말한다. 

책에는 저자가 삶을 버티고 걸어올 수 있었던 다섯 가지 키워드가 등장한다. 바로 '나', '사랑', '책', '용기', 그리고 '소명'이다. 이 중에서도 그는 '소명'을 가장 중요한 축으로 강조한다. 고 작가는 "소명이란 삶의 방향이며 꿈이다. 누구나 그 소명을 따라 느리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길이 열리게 된다"고 말한다. 

책의 한 대목에서는 좌절의 시간을 도미노에 비유한 문장이 인상 깊다. "딱 한 번 멋진 도미노 현상을 보기 위해 전문가들은 몇 번씩 무너진 도미노를 다시 세운다. 그렇게 마침내 완성을 이룬다. 지금 힘들고 어렵고 허탈하고 공허한가? 그렇다면 이제 다시 시작할 때가 됐다는 뜻이 아니겠는가"(22쪽)라는 구절은 독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어릴 적 내가 되고 싶었던 것은』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장애와 좌절, 그리고 깨달음을 통해 얻은 인생의 가치들을 담은, 한 인간의 진심 어린 고백이다. 고정욱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함께 다시 걸어갈 힘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