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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옳고 그름에 대한 감각이 예민한 시대, 그리스도인들은 때로 진실보다 논쟁에서의 '승리'에 집착하며 관계의 균형을 잃고 있다. 다툼은 일상이 되고, 사랑은 사라지며, 정작 중요한 '화평'은 뒷전으로 밀려나 버린다. 타고난 영성 신학자이자 삶과 신앙의 현장을 두 발로 살아낸 저자 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담임)는 이러한 사회를 향해 조용하지만 강력한 한 단어를 던진다. 그것은 바로 '배려'다.  

<배려의 영성>은 "배려는 하나님의 성품이며, 천국의 문화이다"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우리 삶의 관계와 공동체 안에 다시 회복되어야 할 가치로서의 배려를 조명한다. 단순한 예의나 매너의 수준을 넘어서, 하나님과 이웃, 공동체 속에서 배려는 영적 성장의 길목임을 선포한다. 

■ 인간의 본성에서 하나님의 성품으로 - 배려는 '훈련'되어야 한다 

책은 첫 장부터 사람이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기심, 질투, 시기, 분노 등 '가인의 본성'을 직면하게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배려는 하나님의 성품이며, 사람의 내면에 저절로 생기지 않는 '비본성적' 특성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배려는 반드시 훈련되어야 하며, 그 훈련은 곧 '영성 훈련'의 본질임을 역설한다. 

"영성은 습관이며, 영성 훈련은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여정"이라는 문장은 이 책 전체의 방향을 잡아준다.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배려의 씨앗'을 심고, 작은 실천을 통해 천국의 정원을 가꿔 나가는 영적 실천이야말로 하나님을 닮아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 배려를 살아낸 인물들 - 성경 속 인물로 배우는 삶의 모델 

<배려의 영성>은 단지 개념에 머무르지 않는다. 저자는 성경 속 인물들을 통해 배려의 삶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아브라함은 조카 롯에게 땅을 양보하며 더 큰 복을 받았고, 요셉은 형제들을 용서함으로써 민족을 살리는 도구가 되었다. 갈렙은 믿음과 헌신으로 기업을 얻었으며, 보아스와 수넴 여인, 옥합을 깬 여인은 배려와 존중의 사랑을 실천한 삶의 모델들이다. 

특히 수넴 여인에 대한 묘사는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녀는 '음식이 필요한 엘리사'를 세심하게 관찰하며 섬겼고, 성경은 그녀를 '귀한 여인'이라 칭했다. 저자는 이것이야말로 배려의 진정한 본질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의 필요를 알아차리는 것은 사랑의 예술이며, 섬김의 예술입니다." 

■ 배려의 절정, 십자가 

책은 배려의 영성이 십자가에서 절정을 이룬다고 고백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친히 보이신 최고의 배려, 십자가에서의 희생은 단지 구속의 사건이 아니라 '존중과 배려의 영성'이 가장 순수하고도 강력하게 드러난 지점이라는 것이다. 배려는 상대를 존귀히 여기는 마음에서 시작되며, 행동으로 옮겨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옥합을 깨뜨린 여인의 사례처럼, 진정한 배려는 때로 세상의 계산법으로는 '허비'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그 헌신은 가장 귀한 제물로 받아들여진다. "배려는 행한 일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이라는 문장이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 "배려는 나눔을 위한 깊은 생각이다" 

이 책은 배려를 단순한 친절이나 타협이 아닌, 영적 성숙의 증거로 제시한다. '배려(配慮)'라는 단어 속 한자 '생각할 려(慮)'에는 '마음(心)'과 '생각(思)', 그리고 '범 호(虍)'가 담겨 있다. 이는 배려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신중하고 주의 깊은 행동이라는 뜻이다. 

배려는 상대의 필요를 주의 깊게 살피고, 그에 반응하며 자신의 유익보다 이웃의 유익에 우선순위를 두는 삶의 태도다. 그리고 그러한 삶은 결국 자신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남을 도와줌으로써 자신을 돕는 것이며, 남을 잘되게 함으로써 자신이 잘되는 것"이 바로 배려라는 것이다. 

■ 이 시대에 가장 절실한 회복의 언어, '배려' 

<배려의 영성>은 상처와 분노가 팽배한 이 시대에 "배려는 용서이며, 용서는 치유"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상처를 은혜의 통로로 바꾸는 유일한 길이 용서이며, 용서는 바로 배려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단지 한 권의 영성 도서를 넘어, 시대의 방향을 제시하는 영적 선언으로 읽힌다. 

다시 사랑할 수 있는 길, 공동체를 회복하고 신뢰를 세울 수 있는 길, 그리고 하나님의 마음을 이 땅에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길. 그것은 결국 '배려'로부터 시작된다. 이 책은 그 길로 나아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당신의 삶에도, 배려의 씨앗을 심으십시오. 그것은 반드시 열매를 맺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천천히, 그러나 강력하게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