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전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가운데, 이는 '정치적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국제적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다르시 드라우트-바예라스 아시아프로그램 연구원은 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윤 대통령의 오판은 행정부의 위기와 절박감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드라우트-바예라스 연구원은 현 집권당 내부의 혼란을 계엄 선포의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대통령 지지율이 20%대에서 정체되어 있으며, 민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등으로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정부가 각료와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뇌물 수수 의혹, 이해 상충 문제 등 다양한 스캔들과 조사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번 계엄 선포는 "민주적 제도를 훼손하려는 비민주적 충동과 극심한 정치적 절박감을 시사한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계엄 선포가 과거 한국의 군사독재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나 드라우트-바예라스 연구원은 "한국 국민은 지난 30여 년 동안 민주주의의 후퇴를 용납하지 않아 왔다"고 평가하며, 이번 사태를 통해 민주주의의 강인함이 다시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이끌었던 2016~2017년 촛불 시위를 예로 들며 "시민들의 참여는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시민사회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결집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드라우트-바예라스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오히려 한국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정치인들과 시민사회가 이번 위기에 신속히 대응하고, 이를 계기로 시민의 감독과 제도적 회복력을 발휘한다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