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가 2025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한 가운데,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낀다며 우려를 표하는 반면,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물가상승률에 비해 상승폭이 작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30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9860원에서 170원(1.7%) 인상된 금액으로, 제도 도입 37년 만에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섰다.
소규모 사업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한목소리로 불황 속 임금 상승에 대한 부담을 토로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황모씨는 "결국 사람 쓰지 말라는 건데, 이건 자영업자를 죽이는 꼴"이라고 반발했다. 서울 강남구의 카페 운영자 홍산씨는 물가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가격 인상 불가피성을 언급했다.
서울 강북구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는 "노동계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나 홀로 사장'들이 계속 늘어가는데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반면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거나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폭이 물가상승률에 비해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의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윤모씨는 "현행 최저임금은 외식 한 번 하기에도 부족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식당 아르바이트와 취업 준비를 병행하는 한모씨는 "최저임금이 1시간 일을 하면 밥 한 끼는 배부르게 사먹을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드카페에서 일하는 김병찬씨는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선 최저임금 인상이 좋지만, 자영업자는 죽으라는 거 아니냐"며 양측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둘러싼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엇갈린 반응은 경제 주체 간 이해관계 조정의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향후 정부와 사회 각계의 균형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