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문제 갈수록 악화해
탈북민 사연, 인권 개선책 청취
존재 자체가 현실에 대한 증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7월 11일 오후 美 워싱턴 민주주의진흥재단(NED) 회의실에서 북한 억류 피해자와 유족, 북한인권 개선 활동 중인 탈북민, 북한 전문가 등을 만나 북한 인권 문제와 개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NATO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며, 현지에서는 21차 북한자유주간 행사도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김 여사는 작년 4월 미국 국빈 방문 때도 북한 전문가와 탈북민들을 만나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김건희 여사는 인사말에서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남을 갖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 최근 북한이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중학생 30여 명을 공개 처형했다는 보도는 북한의 잔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오늘 이 자리에서 한 분 한 분의 말씀을 듣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북한 인권 실상을 체험했던 탈북민 및 미국인 억류 피해자의 사연과 참석자들의 북한 인권 개선 활동 현황 및 정책 제언을 경청했다.

▲윔비어 여사가 김건희 여사에게 목걸이를 선물하고 있다. ⓒ대통령실
▲윔비어 여사가 김건희 여사에게 목걸이를 선물하고 있다. ⓒ대통령실 

1년여 만에 두 번째로 만난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는 "아들의 이름이 새겨진 목걸이를 늘 하고 다닌다"며 "해당 목걸이는 오토의 고교 시절 공예 선생님이 디자인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윔비어 여사는 "김 여사께서 오토를 항상 기억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오토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내가 없었을 것"이라며 김 여사에게 목걸이를 선물하기도 했다.

북한인권운동가 수잔 숄티 대표(Suzanne Scholte, 북한자유연합)는 "북한 체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성경(Bible)"이라고 말했고, 탈북민 지한나 씨는 성경을 공부했다는 이유로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갔던 경험을 전했다.

작년에 가족들과 목선을 타고 탈북한 김이혁 씨는 "한국과 북한이 다른 점은 발언의 자유,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은 내가 이룰 수 있는 꿈이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와 참석자들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며 공감했다.

▲윔비어 여사가 김건희 여사에게 전한 편지. ⓒ대통령실
▲윔비어 여사가 김건희 여사에게 전한 편지. ⓒ대통령실 

참석자들은 "북한 인권 개선에 대한 일관성 있는 정책 행보에서 한국 정부의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이는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향한 희망을 갖는 등대가 된다"고 호평했다.

특히 "영부인이 진정성 있고 꾸준하게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고 격려하는 행보가 무엇보다 큰 힘이 된다"며 감사를 표했다.

김건희 여사는 탈북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으며 "여러분의 존재는 그 자체로 열악한 북한 인권 현실에 대한 증언인 동시에, 자유를 향한 희망의 등불"이라며 "여러분의 용기 있는 행동이 앞으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저와 우리 정부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우리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북한 인권 개선에 강한 의지가 있고, 고통받는 북한 주민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민간단체 및 활동가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북한 인권 개선 목소리가 더욱 크고 단단해지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지난달 한국 정부가 발간한 '2024 북한인권보고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면서 "시간 관계상 더 얘기를 나누지 못해 아쉽다"고 토로했고, 김 여사는 "한국에서도 만나 오늘의 아쉬움을 달래자"며 인사했다.

김 여사는 간담회 전 데이먼 윌슨 NED 회장의 안내로 기관을 둘러보며 현황 설명을 청취했다. NED는 전 세계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1983년 미국 의회가 설립한 초당파 비영리 독립단체로, 1990년대부터 꾸준하게 북한인권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