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복음 전도자 고(故) 빌리 그래함 목사의 동상을 공개하는 제막식이 16일 미국 국회의사당 국립 조각상 홀에서 거행되었다. 동상의 밑면에는 요한복음 3장 16절과 요한복음 14장 6절이 나란히 새겨졌다.

뱁티스트프레스(BP)에 따르면, 테드 버드 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제막식에서 “친애하는 친구들,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의 자격이 아닌,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값없이 주어졌다. 우리는 하나님의 희생을 믿음으로써 구원을 받는다”며 “아직 스스로 결단을 내리지 않은 분들은 그 결정을 내리시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제막식에는 마이크 존슨 연방 하원의장(공화‧로스앤젤레스), 노스캐롤라이나주 의회 대표단과 로이 쿠퍼 주지사, 그리고 그래함 가족들이 함께 참석했다. 빌리 그래함의 동상은 20세기 초의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이자 강경한 백인 우월주의자인 찰스 아이콕의 동상을 대체하게 된다.

쿠퍼 주지사는 “오늘 우리는 그래함 목사가 인종차별의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동상보다 우리 주를 더 잘 대표하는 인물임을 인정한다”며 “그가 완벽한 인물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스스로 먼저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우리 중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구원이 있다는 것을 믿었고, 그 메시지를 기억하는 데 자신의 삶을 바쳤다”고 말했다.

톰 틸리스 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그래함 목사를 인종 관계에 있어 선구자로 기리며, “1950년대 남부의 지도자들이 공개적으로 인종차별을 지지하던 시기에 반대 목소리를 내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가족에게 있어 그래함 목사를 중요한 인물로 묘사했다.

틸리스는 그래함이 “설교에서 통합을 주장했다. 마틴 루서 킹 주니어를 포함한 흑인 목회자들과 함께 자신의 강론을 공유했다”며 “그래함 목사는 차이를 연결하는 은사를 받았으며, 우리를 모두 하나로 모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상원 원목 배리 블랙 목사는 그의 기도에서 그래함 목사의 삶을 “구름 한 점 없는 날에 떠오르는 아침 빛과 같고, 비 온 뒤 땅에서 풀을 자라게 하는 광채와 같다”라고 칭송했다.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그래함 목사의 가족들. ©프랭클린 그래함 페이스북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그래함 목사의 가족들. ©프랭클린 그래함 페이스북

장남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그의 아버지가 이러한 찬사에 불편해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영예를 베푼 지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 및 사마리안의지갑(Samaritan's Purse) 회장인 그는 “아버지는 자신이 설교한 대상에 초점을 맞추길 원하셨을 것이다. 그분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게 초점을 맞추길 희망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부친이 동상 밑면에 새겨진 성구를 포함한 성경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믿으셨다. 그분은 그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 모든 단어를 확실히 믿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남침례교 전도자였던 빌리 그래함 목사는 수십 년 동안 대규모 전도 집회를 통해 수십만 명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했다. 또한 33권의 책을 저술했으며, 역대 미국 대통령들에게 영적 조언을 제공했다. 그는 2007년에 사망한 아내 루스와 64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함께 했으며, 다섯 자녀와 많은 후손을 두었다.

참석한 연사들은 그래함 목사의 삶과 유산을 칭송했다. 존슨 의장은 그를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하나님 나라의 대사”로 극찬했으며, 쿠퍼 주지사는 “모든 사람을 존엄과 존경심으로 대한” 인물로 기억했다.

미국 샬럿의 예술가 찰스 페이건이 조각한 이 동상은 7피트 높이로 청동으로 제작되었다. 그의 왼손에는 성경이 펼쳐져 있고, 오른손은 성경을 가리키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존슨 의장은 빌리 그래함 목사의 연구용 성경을 손에 들고서 “그의 성경에는 특별히 갈라디아서 6장 14절이 펼쳐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함 목사가 2018년 2월 99세의 나이로 사망한 후, 루이지애나 주립 교도소에 수감된 남성들이 직접 그를 위해 합판으로 관을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존슨은 “그래함 목사는 가난한 사람들, 죄수들, 잊힌 사람들, 길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돌보기 위해 자신을 낮추었다. 이는 성경이 우리에게 하라고 명하신 바로 그 일”이라며 “그분은 가장 가난한 죄인도 그리스도와 함께 공동 상속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의 관을 만든 사람들도 그 메시지를 믿게 되었다. 그들은 빌리 그래함과 그래함 가족의 영향으로 그 메시지를 믿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동상은 2015년에 노스캐롤라이나 주의회에 의해 승인되었다. 그래함 목사는 남북전쟁 시대의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제뷸런 밴스와 함께 이 주를 대표하는 두 동상 중 하나로 국립 조각상 홀에 세워졌다.

존슨 의장에 따르면, 빌리 그래함 목사는 미국에서 세 가지 최고 영예인 의회 황금 메달, 국립 조각상 홀 조각상 안치, 의사당 내 동상 설치를 모두 받은 네 명 중 한 명이다. 나머지 세 명은 역대 미국 대통령 제럴드 R. 포드, 로널드 레이건, 그리고 민권 운동가 로사 파크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