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 씨(90년생)가 최근 제55차 유엔인권이사회가 열린 스위스 제네바를 찾아 북한 억류자의 송환 노력을 촉구했다.
통일부는 21일 "작년 8월 18일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 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확인한 이후, 이와 관련 장관 직속으로 납북자대책팀을 신설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특히 북한에 억류돼 있는 선교사 세 분과 관련해 작년 11월 최춘길 선교사(59년생, 2014년 억류)의 아들 최진영 씨를 찾아 아버지의 억류 사실을 알려 줬으며, 즉각적인 송환 및 생사 확인을 위한 노력들을 추진하는 가운데 억류자 가족들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 왔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55차 유엔인권이사회 회기를 계기로, 최진영 씨는 북한에 억류된 최춘길·김정욱·김국기 선교사분들의 송환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협력을 호소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했다"며 "3월 19일 오후 개최된 주제네바 대한민국 대표부 주관 부대행사에서 최진영 씨는 패널로 참가했으며, 자신을 비롯한 김정욱·김국기 선교사 가족뿐만 아니라 일본의 메구미 가족, 미국의 웜비어 가족 등 북한에 의해 강제로 가족과 이별하는 피해자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한 마음으로 도와 줄 것을 간절히 호소했다"고 밝혔다.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 씨(오른쪽)와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왼쪽). ⓒ통일부 |
이날 오전 최진영 씨는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을 단독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의 반인권적 처사로 인해 억류자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대표로 설명했고, "북한에 억류된 선교사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이러한 불행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진영 씨는 김국기 선교사 아내 김희순 씨와 함께 각각 '보고 싶은 아버지 최춘길 선교사에게 보내는 편지', '그리운 남편 김국기 선교사에게 보내는 편지'를 살몬 보고관에게 전달했고, 살몬 보고관은 억류 선교사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씨는 또 이신화 북한인권대사 및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대사와 별도의 간담회를 갖고, 북한에 억류돼 있는 아버지를 위해 아들로서 어떤 일이라도 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제네바까지 와서 증언을 하게 된 입장을 전하며, "아버지를 살리고 더 이상 자신과 같은 불행을 당하는 사람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미국·일본 등 동일한 사례가 있는 국가들이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하게 북한을 압박하고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신화 북한인권대사는 "최진영 씨 사례는 북한인권문제가 북한 내 주민과 탈북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김정은 정권이 대한민국 국민과 외국인에게 자행한 납치와 억류와 같은 인도적 범죄로서 '북한인권의 국제화'를 통한 국제 연대의 필요성을 방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고, 억류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다 알나시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왼쪽)과 이신화 북한인권대사(오른쪽). ⓒ통일부 |
아울러 이 북한인권대사는 나다 알나시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대표와 면담한 자리에서, 억류 선교사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는 최진영 씨, 김정삼 씨(김정욱 선교사 형), 김희순 씨의 편지를 전달했다.
이들은 서신에서, 북한이 억류된 선교사들을 중대범죄자라고 주장하며 대화 일체를 거부하면서 생사확인 등 최소한의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는 반인권적 처사에 대해 고통스러운 심정을 이야기했다.
특히 북한의 이러한 반인권적 태도의 변화를 위해 유엔 인권최고대표부 등 국제사회가 북한에게 강력한 입장을 전달해 주기를 요청하면서 억류돼 있는 자신들의 가족이 살아서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을 부탁했다.
이 외에도 최진영 씨는 20일 인권 문제 관련 국제 NGO인 GRC (Global Rights Compliance) 및 CSW(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 관계자를 차례로 만나, 자신의 아버지를 포함한 억류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제시민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최 씨는 CSW와의 면담에서는 아버지 최춘길 선교사만이 아니라 김정욱·김국기 선교사 모두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제고할 수 있는 공동의 캠페인 추진을 제안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