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도 생각하지 않는 '쓰리썸', '수간'을 아이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접한다고 생각하니 충격이다."
집단 성행위, 동물과의 성관계 등 음란물을 방불케 하는 성교육 도서들이 서울시내 공공도서관 아동·청소년 코너와 초·중·고교 도서관에 1천 권 넘게 비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욱 서울시의원(국민의힘, 비례)이 13일 전국학부모단체연합, 꿈키움성장연구소, FIRST KOREA 시민연대 등과 함께 아이들의 연령별 성장 수준에 적합하지 않은 17개의 서적을 알리고, 해당 도서를 보유한 공공도서관·평생학습관 및 초중고 실태를 공개했다.
72.7% 914권이 초등학교에 집중돼
쓰리썸·수간 등 성충동 극대화 우려
문제 도서들인 '10대를 위한 빨간책', '사춘기 때 꼭 필요한 성지식' 등은 성인들도 쉽게 생각하지 않는 '쓰리섬', '수간' 등을 담고 있다. 이 의원이 서울시 교육청에 자료 공개를 요청한 결과 학교도서관에는 1,258권, 공공도서관에는 218권이 비치돼 있다. 이 중 72.7%인 914권이 초등학교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 도서들이 묘사한 내용은 성인들도 차마 입에 담기 불편할 정도다. 남녀 성기에 대한 지나치게 자세한 묘사는 물론, 구강성교, 항문성교, 자위행위 등의 구체적 방법을 서술해 성적 문란을 장려한다는 의심이 들기 충분하다.
"포르노그라피에서... 동물과 성관계를 맺는 남자와 여자들의 사진을 볼 수도 있어. 성적 욕망은 매우 다양하거든(10대를 위한 빨간 책)", "항문애무란 항문을 혀로 자극하는 것, 스리섬(쓰리썸)이란 3명이 성행위를 하는 것(사춘기 때 꼭 필요한 성지식)", "여자 둘이서는... 서로 생식기를 밀착시켜 오르가즘에 이를 때까지 마찰할 수 있어(소년들의 솔직한 몸 탐구생활)" 등 성적 충동을 극대화하는 설명들도 있다.
이들 책들은 단지 보유만 할 뿐 아니라 일부는 추천도서로 선정하기까지 했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박은희 대표는 "남녀 성기와 성적인 행동을 자극적으로 계속 보여 주는 음란물 수준의 성교육은 아이들이 성에 중독되고 탐닉하게 만드는 조기성애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에게 음란성을 지적 받은 성교육 도서 중 일부. ⓒ크투 DB |
서울시 교육청은 이 의원의 요청에 자료를 제출하며 서울시 산하 공공도서관‧평생학습관의 명단은 공개했으나, 초중고의 경우에는 'OO초등학교'와 같은 식으로 지역과 학교명 모두 비공개 처리해 제출했다. 이미 수 차례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교육청이 비상식적 성문화를 조장하는 데 방조 혹은 동조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교육청 "학교들 반발에 비공개 처리"
"친(親) 전교조 성향 도서구입 현실"
본지의 질의에 교육청 관계자는 "자료 요청 사실에 일선 학교들에서 '검열'이라는 반발이 심했다. 학교들이 가질 우려를 감안해 비공개 처리했다"고 밝혔다. 실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일부 단체들이 이 의원실에 찾아와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이들 주장은 도서 선정은 이념적 종교적 정치적 압력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는 것. 하지만 이 의원은 "이념과 사상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연령대에 맞지 않는 성교육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같은 문제는 도서 구입과 추천 과정,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의 자율 운영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다. 운영위는 통상 10인 이내로 교사위원, 학부모위원, 전문가인 외부위원 등으로 구성되며 운영 계획, 자료의 수집 및 폐기 등을 맡는다. 하지만 특정 집단이 독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반복됐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친(親) 전교조 성향의 진보 단체들이 학교운영위, 도서관위원회를 장악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전교조가 선호하는 도서들 위주로 구입하는 현실"이라고 했다.
특히 여성가족부가 지난 2020년 추천했던 '나다움 어린이책'이 초중고 도서실 음란도서 문제를 가속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어린이 성인지 감수성을 키워준다'는 명목으로 134권을 선정해 전국에 대량으로 배포했으나, 노골적 성관계, 동성애 미화 등의 비판과 청원이 계속되자 결국 일부 서적을 회수했다.
공공도서관에 비치된 문제의 도서 218권에 대해 교육청 다른 관계자는 "간행물윤리위원회가 판단한 청소년유해간행물이나 법원에서 출판·배포가 금지된 도서는 없으니 큰 문제가 없없다"는 입장이다. 또 "일부 서적은 보호자 지도하에서만 열람이 가능한 제한을 뒀다"고 항변했지만, 문제가 제기되자 뒤늦게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기자회견을 공동 주최한 이상욱 서울시의원(가운데·국민의힘)이 13일 '초중고 도서실 음란 유해 도서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
"도서 내용 유튜브 올렸더니 계정 중지"
학부모단체들은 "도서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음란도서 내용을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했으나, 음란물이라는 이유로 1시간 만에 계정이 영구 중지됐다. 인터넷 카페나 오픈채팅방에서도 음란물 경고메시지가 뜨기도 한다"며 전량 회수를 요청했다.
이어 "헌법 제10조에는 아동과 청소년의 존엄성과 행복 추구를 위해선 알 권리보다 모를 권리가 중요시된다. 특히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유발하는 행위는 엄중이 처벌해야 한다"며 "자녀교육에 관한 도서에 대해선 사서들의 생각보다 부모의 권리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과 단체들이 지적한 17개 도서와 그 외 '음란 도서'는 다음과 같다. <여자사전>, <사춘기 내 몸 사용설명서>, , , <아름다운 탄생, 아이와 사랑>,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 <성교육 상식사전>, <사춘기 때 꼭 필요한 성 지식>, <외계인 소녀 원시인 소년>, <스파이더맨 가방을 멘 아이>, <생각이 크는 인문학, 12 성평등>, <소년들의 솔직한 몸 탐구생활>, <세상의 모든 가족>, <어린이젠더>, <나의 젠더 정체성은 무엇일까>, <어린이 페미니즘 학교>, <10대를 위한 빨간 책>, <소녀몸교과서>, <엄마씨앗 아빠씨앗>, <소녀의성 보이툰> 등.